▲함초를 넣어 버무린 배추겉절이
조찬현
백반 한상 달라고 했더니 "우리 집은 미원을 안 쓴께 맛이 없을꺼요"라더니, 이거 웬일입니까. 모든 음식이 먹을수록 당깁니다. 전라도 말로 진짜 게미가 담겨있는 음식입니다.
맛있는 음식에 게미(개미)가 당근 없어야지 이게 무슨 게미가 있다는 거야? 라고 뜨악해 하실 분은 없겠죠. 음식이야기 보면서 말이죠. 혹여 그래도 그런 상상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봐서 '게미'에 대해서 잠깐 한마디.
'게미'는 전라도에서 아주 특별한 맛, 감칠맛이 담긴 음식을 '게미가 있다'라고 합니다. 사전적 의미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 그 음식 속에 녹아 있는 독특한 맛'의 전라도 방언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상 맛돌이가 전하는 우리말 상식이었습니다.
자 그건 그렇고, 함께 음식 맛좀 보실래요. 배추겉절이는 갯벌의 산삼이라고 불리는 몸에 좋은 귀한 함초를 넣어 갖은양념에 무쳐냈습니다. 갯벌에서 바닷물을 먹고 자라는 약초인 함초는 신이 선물한 신령스런 풀로 불리기도 합니다. 고대 중국에서는 신초로 불렸으며 일본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정도랍니다. 하나를 보면 둘을 안다고, 이거 하나만 봐도 음식에 얼마나 신경을 쏟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