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먹은 한국식 식탁
최지혜
중국에서 먹은 삼겹살은 그야말로 꿀맛숭산을 내려와 다시 버스에 몸을 실고 약 3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곳은 정주 도심가의 어느 백화점이다. 여기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이 다른 때보다 유독 길게 느껴진 이유는 삼겹살에 대한 갈망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도 다른 나라 음식을 선호하지 않는 편이긴 하지만, 중국에서 보낸 3일은 유난히 더 배고픈 나날들이었다. 끼니는 제때 제때 챙겨 먹는데 배는 계속 고픈 기이한 현상을 겪은 건 비단 나뿐만은 아니다. '함께한 20여 명의 일행들이 모두 나와 같은 현상을 겪었다면 이건 내가 문제인 것은 아닌 거다'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오늘의 저녁 메뉴는 삼겹살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저녁식사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혹자는 '왜 다른 나라까지 가서 한국 음식에 목을 매냐'고 하겠지만 내 입맛엔 이것이 최선이다.
백화점의 2층에 있는 '고려고육'이라는 한국식당을 찾았다. 중국에서 한국 음식점은 인기가 많지만 가격이 비싸서 고급 레스토랑 급이라는 가이드의 말을 들으니 왠지 자부심이 느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국 음식은 인기가 많지만 쉽게 먹을 수 있는 배달 음식인 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물론, 고가의 분위기 좋은 중국집도 있지만 말이다. 좋게 말하면 애국심, 나쁘게 말해서 국수주의에 젖어있다고 해도 할 말은 없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환호성을 내뱉었다. 그리웠던 김치와 빛깔마저도 사랑스러운 선홍색 생고기들을 비롯해 잘 차려진 한국식 식단을 보니 절로 흥이 난다. 게다가 너무 좋아하는 잡채까지 식탁 위에 올려져 있다니, 굶주렸던 내 위와 심심했던 내 혀를 마구 호강시켜줄 시간!!! 절로 군침이 도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