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홈페이지 첫화면사람들에게 정전이 될 것을 예고하며, 전기를 아껴쓸 것을 당부하고 있다.
화면캡쳐
전기를 아껴야 함은 늘강조되는 덕목이지만,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까지 전기를 아끼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덕목때문만은 아닙니다. 핵발전소는 뜨거운 연료를 늘 냉각수로 식혀줘야 합니다. 이 핵연료를 식혀줄 냉각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핵발전소는 폭발하는 사고를 겪게됩니다.
그런데 이 냉각수를 공급할 펌프가 전기를 필요로 합니다. 냉각수 펌프가 아니더라도 핵발전소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위해서는 이곳저곳에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난리속에서도 전기를 절약해달라 외치는것이지요. 자기가 만들어낸 전기가 있어야만 자기를 치유할 수 있는 핵발전소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전기 없이는 핵발전소를 가동할 수도 멈출 수도 없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능, 자연스럽지 않은 물질 불안을 부추길 마음은 없습니다. 하지만 핵발전소는 어떤 건물이나 시설이 폭발하는 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방사능이 유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방사능이란 게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방사능을 실제로 본 적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방사능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마 본다고 하면 너무 센 방사능에 노출된 나머지 인체에 큰 영향을 입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방사능을 어떻게 상상하셨나요?
방사능이란, 어떤 물질이 너무 많은 에너지를 가진 나머지, 물질이 가지고 있는 안정적인 에너지상태로 돌아가기 위해서 버리는 에너지입니다. 자연스럽지 못한 상태에 있는 물질이 자연스런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벌이는 작용인 것이지요. 즉, 방사선을 내는 물질이란 것은 '자연스럽지 않은 물질'입니다.
원자로에서는 우라늄을 서로 충돌시켜서 자연스럽지 않은 상태로 만들어 두는데, 이 반응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게 되면서 우라늄이 버리는 에너지가 계속 쏟아져 나오는 것입니다. 그 에너지가 바로 방사능인 것이고요.
자연에 존재하는 생물들은 다른 물질이 버리는 그 에너지가 너무 크기 때문에 감당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방사능에 피폭되면 생물체는 병에 걸리거나 그 자리에서 죽고 마는 것입니다. 꽤 위험한 기술인 것입니다.
물론 발전소에서는 이런 것을 모두 알고 있고 고려하여 발전소를 만듭니다. 그래서 사고가 나면 방사능이 유출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여기 한 번의 사고만 나도 '전복'되는 차가 있습니다. 속도도 좋고, 주행중에 공해도 덜 일으킨다고 합니다. 정부 지원이 있고, 연비도 좋아서 경제적입니다. 딱 한 가지, 사고가 나면 전복이 됩니다. 이게 정말 괜찮은 차일까요?
대통령님, 이게 바로 무릎 꿇고 기도할 일이랍니다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핵발전소가 폭발했습니다. 연료가 녹아내리는 엄청난 사고였습니다. 핵발전소 폭발 후 흑연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5월 9일에서야 진화됐습니다. 4월 28일, 우크라이나에서 멀리 떨어진 스웨덴에서 높은 방사능이 측정되었지만 소련은 사고 사실을 은폐하기에 바빴습니다.
체르노빌사고로 인해 방사능에 가장 많이 피폭된 사람들은 발전소 운전요원과 소방대원, 군인 등 사고 직후에 복구를 위해 동원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원자로 주위 청소, 석관(콘크리트로 매장한 원자로) 구축, 정화, 도로건설, 그리고 오염된 빌딩과 숲 및 장비의 철거와 매장 등을 담당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에는 그리고 그 후손들의 삶에는 사고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