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통신문종교와 환경 중 하나를 택하라는 가정통신문. 그러나 종교 교육의 좋은 점을 강조하는 내용이 가득해 일방적으로 종교를 선택하도록 몰아가 종교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다.
윤효순
별도로 보낸 가정통신문에도 '예배 및 기독교 문화행사'를 통한 종교교육에 대해 동의하는 동의서에 서명해 회신하도록 하고 있다. 종교 과목을 수강하지 않는 학생도 학교 종교 행사에는 참가해야 한다는 뜻이다. 더구나 이 동의서에는 반대 의사를 표할 수 있는 난이 없고 동의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안내가 없다.
환경 과목 개설 않고 대체 프로그램도 운영 안 해학교 측은 이 2장의 동의서를 입학식 날인 3월 2일에 학교에 제출하도록 했다.
학부모 박아무개씨는 "고교를 미션스쿨 다녀서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이사를 가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는데, 이사 가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학교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 입장에서 동의서 안 써가는 건 부담스럽다. 집 가까운 학교 배정받아서 갔는데 동의서 보내 회신 받는 거 자체가 문제다"며 학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이아무개씨는 "입학식은 예배 분위기였다. 동의서에 문제의식을 느꼈으나 아이를 생각해 써줬다. 나중에 환경을 선택한 아이들에게 신청서를 다시 나눠주면서 신청자가 적어 환경 과목 개설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해 환경 과목을 포기하고 종교에 동그라미를 쳤다. 종교를 선택하도록 분위기를 몰고 가는 느낌이었다. 부모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문제 제기하면 아이가 시달릴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ㅅ' 중학교 교감은 전화 통화에서 "동의서를 다시 받았다는 건 아닌 걸로 안다. 확인해봐야겠다"고 말하고, "작년에 환경 선택한 학생이 적어서 개설 못했다. 학생들한테 물어봐서 그냥 종교수업 들어가겠다 해서 대체 프로그램 운영 안 했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는 아직 파악 중이다. 파악해보고 반 구성을 해야 할지, 구성이 안 되면 어떻게 할지 회의를 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과거에도 종교 자유 문제로 교사가 양심선언을 한 적이 있으며, 지금까지 환경 과목이 개설 운영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교육청, 사립학교 제제 방법 없어...학부모 항의가 가장 효과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