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3D TV 기술 방식 비교(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자료 참고)
고정미
'셔터 안경' 대 '편광 안경', 진짜 '풀HD' 공방셔터 안경(SG)이냐, 편광 안경(FRP)이냐. 3D TV에서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방식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자존심 싸움은 LG전자가 올해부터 셔터 방식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편광 방식에 '올인'하기로 하면서 이미 예견됐다. 권영수 사장과 김현석 전무뿐 아니라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 등 양쪽 고위 임원들까지 나서 날선 발언을 계속 주고받고 있다.
윤부근 사장은 이날도 해외 출장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소모적인 논쟁 중단을 촉구하면서도 LG 편광 방식에 대해 "브라운관 TV처럼 화면에 줄이 생긴다"면서 "그런 걸 풀HD라고 하면 계란으로 바위 깨기"라고 응수했다.
이런 자존심 싸움 이면에는 이제 막 태동기에 접어든 3D TV 시장에서 기술 표준을 선점하려는 목적도 크지만 이를 계기로 지난 연말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등 양쪽 최고 경영진들의 입지를 다지려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까지 지난 3일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임원 세미나에서 직접 3DTV를 시연하며 측면 지원하기도 했다.
권영수 사장은 이날 "LG와 삼성이 진실공방을 넘어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 소비자들에게 부끄럽고 혼란을 야기해 죄송하다"면서도 "3D 화질은 해상도보다 화면 깜빡거림이나 화면 겹침, 입체감이 중요하다"며 삼성의 '풀HD(1080p 고화질)' 해상도 논쟁을 일축했다.
3D는 두 눈의 시차를 이용해 입체감을 주게 되는데 삼성전자 등 대부분 3D TV 제조업체들은 오른쪽, 왼쪽에서 각각 촬영한 화면을 빠른 속도로 교대로 보여주는 셔터 안경 방식(액티브)을 채택했다. 반면 LG전자는 한 화면에 두 영상을 쪼개 동시에 보여준 뒤 편광 안경으로 각각 받아들이게 하는 편광 방식(패시브)을 쓰고 있다.
삼성은 '풀HD'는 수평 해상도가 1080p 이상이어야 하는데 한 화면을 540p씩 쪼개야 하는 편광 방식은 진정한 '풀HD'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LG는 오른쪽과 왼쪽 눈 해상도가 각각 540p로 나뉘긴 하지만 사람의 뇌에서는 하나로 합쳐서 1080p로 인식되기 때문에 '풀HD'가 맞다고 반박했다.
삼성이 빨강과 파랑색 셀로판지를 이용한 초창기 입체 안경을 쓴 침팬지를 동원해 편광방식을 구닥다리 기술로 깎아내리는 광고를 내보내자 LG는 오히려 셔터 방식이 1세대 기술이고 편광 방식이 2세대라고 맞섰다.
LG 반격 "삼성 방식은 두통이나 눈의 피로 유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