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본관 앞에서 열린 '파업 승리 결의대회'에서 연세대 학생들이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며 '생활임금 쟁취'라고 적힌 풍선을 노동자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옮기고 있다.
유성호
노동자들만 대학의 태도를 비판한 것은 아니었다. 연세대 동아리 '살맛'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성우(연세대 3)씨는 "학교의 뻔뻔한 모습을 보면서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라는 게 부끄럽다"며 "이번 투쟁에는 노동자분들만 계시는 게 아니다. 학생들도 함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홍익대 총학생회의 비협조적이었던 태도와는 달리 이들 3개 대학의 총학생회는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3월 개강 이후 3개 대학에서 총 4만 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지지 서명에 동참했다. 이날 연대 총학생회는 "청소, 경비, 시설관리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을 지지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교내 곳곳에 걸었다.
이에 신복희 이화여대 분회장은 "이화여대에서 서명운동을 한 것이 1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새로 들어온 새내기 1학년들이 더 열심히 같이 투쟁하고 있다"며 "희망이 보인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자 이영숙 고대 분회장이 마이크를 들며 "우리학교에서는 1만 7000명이 넘게 서명을 했다"며 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이날 하루 총파업을 한 3개 대학 청소노동자들은 추가 협상결과에 따라 전면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구권서 사무처장은 "오늘은 맛 뵈기다. 우리가 더 이상 싸울 줄 몰라서 안 싸운 것 아니다"라며 "오늘 파업은 우리의 이러한 마지막 요구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무시한다면 다음 주에는 무기한 총파업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경고"라고 강조했다. 김경순 연대 분회장은 "우리 노동자들을 이 자리에 모은 것은 저 잘난 3개 대학"이라며 "저 못된 3개 대학을 상대로 투쟁해서 반드시 우리의 요구안을 쟁취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앞서 오전 11시 연대 정문 앞에서는 3·8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시민·사회단체가 '청소노동자 파업투쟁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빵 대신 먼지를 마시며 일해야 했던 103년 전 미국의 방직공장 여성노동자와 보이지 않는 '유령' 취급당하며 건물의 가장 구석지고 낡은 곳에서 찬밥을 먹으며 일해야 하는 103년 후 한국 청소노동자, 세월과 국가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현실은 크게 다르지 않다"며 "103년 전 미국 방직공장 노동자와 103년 후 한국 청소노동자는 오늘 자신의 당연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 청소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은 40만 청소노동자들과 수많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전하는 희망 메시지"라며 "청소노동자들이 투쟁으로 써내려가는 희망 메시지가 온전히 이 사회에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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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개망신 못 봤나... "고대·연대·이대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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