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상하이 외교관 스캔들 "송구스럽다"

총영사관 직원들이 현지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 맺고 자료 유출

등록 2011.03.08 18:20수정 2011.03.0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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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주재 총영사관 외교관들이 중국 현지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내부자료를 유출한 사건에 외교통상부가 당혹해 하고 있다.

 

특정 외교관의 개인 추문이 아니고 여러 명의 외교관들이 연루돼 있을 뿐 아니라 국가 고급정보로 볼 수도 있는 정보가 유출된 사건이어서 파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아내의 행적 의심한 남편이 법무부에 제보

 

8일 언론보도와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하이 총영사관 영사 3명이 중국인 여성 덩아무개씨(33)와 불륜을 저지르는 등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이중비자를 발급했으며, 총영사관의 비상연락망과 김정기 전 총영사가 갖고 있는 정부와 여권인사들의 개인 연락처(휴대폰 번호) 등이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당사자들은 모두 2009년 당시 상하이 총영사관에 근무했던 외교관들이며, 이번 사건은 부인의 행적을 의심한 한국인 남편 J씨(37)가 부인의 소지품을 살펴보던 와중에 부인이 한국 외교관들과 찍은 사진 및 컴퓨터 파일을 발견해 한국 법무부에 제보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사건의 파장이 커지자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8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건 연루 외교관들이)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인데 이런 일이 일어나서 국민들게 송구스럽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작년 큰 파문을 빚었던 유명환 전 장관 딸 특채파동을 의식한 듯 "시스템을 바꿔나가는 와중에 전에 있었던 일이 불거졌다"며 "(재외공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좀 더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해외이다 보니까 업무적으로 도움주는 사람들에 대해 편리를 준 것 같다"면서도 "사람을 만나려다 보니 우리쪽 인적 데이터를 준 적은 있지만 다른 자료유출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덩씨, 모든 분야에 막강한 영향력... 시진핑을 양아버지라 불러

 

한편, 덩씨는 덩샤오핑 전 주석의 친척뻘이라는 소문이 돌 정도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으며 시진핑 현 국가부주석을 '양아버지'라 부르는 등 고위층과의 친분을 과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덩씨는 실제 위생국, 기업 인허가 등 많은 분야에서 민원을 해결해줘 '실력자'로 통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사건에 연루된 외교부 소속 H 전 영사도 "중국의 고위인사를 면담하려고 할 때 잘 안 될 것 같은 사람도 그 여자를 통하면 면담이 되는 등 업무적으로 도움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말했다.

 

덩씨와 불륜 관계를 맺었던 것으로 알려진 법무부 소속 H 전 영사(41)는 사표를 제출한 뒤 현재 상하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덩씨에게 "내 사랑은 영원히 변치 않을 것"이라는 친필서약서를 썼던 지경부 소속 K 전 영사(42)는 본부 대기발령 중이다.

 

덩씨와 가까운 포즈로 찍은 사진이 공개된 외교부 소속 P 전 영사는 지난 2009년 8월 귀국해 현재 외교부에서 근무 중이며, 김정기 전 총영사는 지난달 임기가 끝나 국내에 들어와 있다.

 

정치권 "대한민국에 먹칠 한 영사들 일벌백계해야"

 

정치권도 일제히 외교관들의 행태에 개탄하고 외교부의 환골탈태를 주문하고 있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외교현장에서 국익을 최우선해야 할 외교관들이 내연녀에게 국가기밀까지 팔아치우고 있다"며 "외교부에 대한 근본적 개혁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도 현안브리핑에서 "상하이 트위스트를 추면서 대한민국에 먹칠을 한 영사들은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그동안 중국과의 외교적 문제가 왜 그리도 많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2011.03.08 18:20ⓒ 2011 OhmyNews
#상하이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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