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동 성균관대 교수.
유성호
김 교수는 "트위터가 속보성이나 다른 사람의 의견 등을 빠르게 전파시키는 것에 큰 장점이 있는 것 같다"면서 "140자로 짧게 써야하는 것이 만만치 않지만, 기존 언론에선 볼수 없는 것들이 있어,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짧은시간에 많은 팔로워가 모인 것 같다'고 하자, 웃으면서 "아직 멀었다. 내 기대치보다는 적으니까…"라고 답했다.
- 이집트 시민혁명 때, 거의 밤을 새면서 트윗을 하시던데. 피곤하지는 않으셨나."그쪽과 시차가 7시간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퇴성명이 나올 것이라는 예고가 있길래, 외신 뉴스를 통해서라도 보고 싶었다. 이집트 시각으로 밤 11시에 (사퇴)한다고 해서 보니까, 우리로는 아침 6시였다. 밤을 샐 수밖에 없었다."
- 그때 CNN 등 서방언론에서 '사퇴 예고' 보도를 했다가, 무바라크가 거부해서 혼란을 빚기도 했다."(고개를 끄덕이며) 밤 새면서 봤는데, 처음에 (사퇴를) 안 한다고 하길래 허탈하더라. 다음날 상황이 또 바뀔 줄도 몰랐다. 결국 시민들의 단결된 힘이 승리하는 것을 보고 너무 기뻤다."
무바라크 퇴진 소식과 함께 그는 곧장 국수와 떡(일명 '무바라크 떡')을 대접하겠다고 트윗을 날렸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그는 "밤 11시 넘어서까지 많은 분들이 찾아 오셔서 놀랐다"면서 "집사람에게 야단을 맞기도 했지만, 마음 같아선 좀더 대접을 해드리고 싶었지만 예산 문제때문에…"라며 겸연쩍해 했다.
"2년 넘도록 제2환란 은폐해 온 나쁜 정부"그가 중동문제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지난 1976년 중동문제연구소에서 일했기 때문. 당시 전 세계가 1차 오일쇼크로 혼란에 빠져있을 때였다. 김 교수는 "당시 이집트 대통령이 사다트였는데, 이후 무바라크가 잡은 후 30년 넘게 독재를 이어가더라"면서 "석유의존도가 높은 우리 입장에선 중동 정세가 중요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을 줄곧 '이집트의 MB'라고 적었다. 그는 "내가 지어낸 것은 아니고, 다른 트윗 친구가 쓴 것을 빌려온 것일 뿐"이라며 "(무바라크의) 앞 자음을 영어로 옮기면 MB가 맞고, 독재정권도 같으니까…"라고 말했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현 정부에 대한 평가로 이어졌다. 마침 이명박 정부가 시작된 지도 3년이 됐다. 그는 이미 현 정부를 두고, 출범하기 전부터 "경제를 살리기보단 죽일 것"이라고 실랄하게 비판했었다.
- 얼마 전 다음 아고라에 '제2환란, 2년이상 은폐끝에 진상 드러나'라는 글을 올리셨는데."(물을 마시면서) 미국 재무부에서 공개한 국제경제환율보고서를 보고 쓴 것이다."
- 보고서에 '환란'이라는 표현이 나오는가."물론 '환란'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미국이 공개한 우리나라 외환시장 동향 수치를 보고, 내가 판단한 것이다."
- '환란'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경제학에선 (우리처럼)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의 환율이 33% 이상 움직이게 되면, 외환위기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 이같은 상황이 일어날 확률이 1%도 안되기 때문이다."
- 2008년 위기 당시 우리 환율이 33%이상 뛰었다?"미국 보고서를 보면, 2008년 4.4분기 원화의 달러 환율이 45%나 폭등했다. 교역비중 등을 고려한 실질실효환율( real effective exchange rate)도 35%나 폭등한 것으로 돼 있다."
김 교수는 지난 2008년 말부터 '이미 제2의 외환위기'라고 해왔다. 그는 "2008년 초부터 정부는 고환율 정책을 펼치면서 시장에 개입해 왔다"면서 "리만사태가 터졌을 때는 환율 방어를 위해 막대한 양의 달러를 내다 팔아가면서 버텼지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정부가) 어떻게 시장에 개입했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이번 미 재무부 보고서를 통해 그 실상이 드러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을 좀더 옮겨본다.
"2008년 7월부터 2009년 2월까지 8개월 동안 우리 외환보유액이 약 570억달러나 줄어든다. 9월 리먼사태가 일어나기 전부터 이미 달러가 줄어들고 있던 것이다. 이때부터 외환시장이 더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선물환(先物煥) 시장까지 달러 매도계약을 체결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얼마나 다급했으면….""외환위기 인정하면, 2012년 대선 패배가 뻔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