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스님
유성호
원세훈 국정원장이 서울 강남 봉은사 주지였던 명진스님의 퇴출 과정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같은 주장은 6일 오전 삼성동 봉은사에서 열린 명진스님의 '마지막 법문' 자리에서 나왔다. 명진스님은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문제로 조계종쪽과 갈등을 빚다 지난해 11월 문경 봉암사에서 동안거에 들어갔었다. 이후 명진스님은 지난 1일 현 봉은사 주지인 진화스님으로부터 '봉은사를 떠나달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진스님은 이날 오전 법문에서 "원세훈 국정원장이 2월 2일 봉은사를 방문해, 1월 22일 리영희 선생님 49재 때 제가 했던 법회 내용에 대해 항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정원장이 봉은사를 방문해서 진화스님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압박을 받았겠나, 안 받았겠나"라고 질문했다.
앞서 명진스님은 리영희 선생 49재 법문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선진국, 선진국하더니 이 나라를 선짓국으로 만드는 것 같다"고 비판했었다. 또 "2007년 대선 때 BBK 영상을 보면서 '아, 이젠 선거판이 달라지겠구나'하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거짓말한 사람을 우리 국민들은 500만 표 차이로 당선시켰다"며 이 대통령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이에 신도들이 "(압력을) 받았어요"라고 답하자 명진스님은 "봉은사 문제는 권력과 밀접하게 결합된 문제다, 자승 총무원장과 이명박 장로와 이상득 의원의 총체적인 합의 속에서 이루어진 치욕스러운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개탄했다.
명진스님은 이어 "봉은사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많은 신도들의 뜻과 상관없이 봉은사 직영전환을 결정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조계종에서) 처음에는 (봉은사 직영전환 이유를) 강남·북 포교벨트를 구축하기 위해서, 돈하고는 아무 상관없다고 했는데 (직영사찰 전환 이후) 12억 원이었던 분담금이 15억 원이 되고, 또 3억 원은 따로 '종무행정특별보조금' 형식으로 지출되고 있다"며 "이래도 돈 하고 상관이 없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화스님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내가 국정원장과 만났다는 명진스님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나는 원세훈 국정원장을 만난 일이 없다, 2월 2일 (국정원장을) 만났다고 하는데, 내 일정은 얼마든지 사실 확인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국정원의 한 관계자도 7일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국정원장은 봉은사에 간 적이 없고, 진화 스님을 만난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다
"진화스님, 송광사 종회의원 선거에서 있었던 일 밝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