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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캡쳐
사실 실손형 보험상품은 이해하기 쉽지 않도록 되어 있다. 대다수가 한번 보험료를 내면 그 보험료대로 계속 내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위 상품을 보면 알 수 있듯이 100세 만기는 주계약, 즉 상해사망에 대해서만 해당하고 골절, 화상은 80세까지만 보장된다.
그렇다면 정작 중요한 '실손의료비'는 언제까지 보장해줄까? 80세? 100세? 아니다. 단 3년뿐이다. 실손의료비는 3년마다 계약 갱신을 하도록 되어 있다. 3년 후에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보험료가 오른다. 10년 만기 암보험이야 10년 마다 보험료가 오르지만 실손형 보험은 3년마다 보험료가 오른다. 그리고선 100세까지 갱신할 수 있단다.
그럼 도대체 3년마다 보험을 계속 갱신하다보면 얼마나 오를까? 이건 나도 잘 모르겠다.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측은 해볼 수 있다. '그래프1'을 다시 보자. 연령별로 300만 원 이상의 고액진료 환자수를 보자.
30대와 60대의 고액진료 환자 수는 무려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즉, 60대는 3년마다 갱신되는 실손 보험료(실손특약보험료만 해당)도 10배 이상 증가하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과연 실손형 보험료를 80세, 100세까지 유지할 수 있는 어르신들이 몇이나 될까. 이제 실손형 보험상품이 판매된 지 갓 5년이 지나고 있을 뿐이다. 아마 갱신 주기가 찾아올 때마다, 보험료가 증가하는 것에 많은 보험가입자들은 경악하게 될 것이다.
가장의 부담으로 모든 가족이 혜택 누리는 '건강보험'이렇듯 민영의료보험은 결코 우리의 부모님의 건강을, 우리의 노후를 책임져 줄 수 없다. 그 이유는 바로 민영의료보험의 특성 때문이다. 민영의료보험은 보험료 책정에 있어 집단위험률이 아닌 개인위험률을 선택한다. 개인의 질병위험이 높을수록 보험료는 높아진다. 소득은 없어지고, 질병위험이 높은 고령층이 민영의료보험 가입에서 배제되거나, 매우 높은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 이유이다. 또, 민영의료보험은 가족이 아닌 개인별로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모두 따로 따로 가입해야 한다. 웬만한 중산층도 감당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위와 달리 건강보험의 효과를 보자. 앞의 가족은 40세 가장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로 인해 70세 어르신, 10세 아이들이 모두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부모와 처자식들 모두가 피부양자로 등록되어 건강보험의 혜택을 누린다. 건강보험이 가지고 있는 세대간 소득재분배효과 때문이다. 능력이 있는 젊은층이 부담하고 질병위험이 높은 어르신들이 더 많은 혜택을 본다.
또 건강보험료는 민영의료보험처럼 개인위험률이 아니라 소득에 비례해서 부담하도록 한다. 능력이 있는 사람은 더 내고 소득이 적은 사람은 더 적게 낸다. 계층간 소득재분배 효과를 가진다. 또한, 기업과 국가가 절반정도를 부담해준다.
소득이 있는 젊은층들의 경우 지금 내는 건강보험료가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우리 부모님 세대를 부양하고, 더불어 우리가 늙었을 때를 위한 보험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로 아까운 것은 지금 내가 부담하고 있는 건강보험료가 아니라 민영의료보험료이다.
더욱이 민영의료보험은 내가 낸 돈이 다시 나에게로 돌아올 경우가 거의 30~40%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은 첫 글(
불안하니 사보험은 필수? 당신도 속았다, 로또보다 낮은 민영 의보 지급률의 실체)에서도 밝힌 바 있다. 민영의료보험 대신에 건강보험 하나로 우리 사회의 모든 병원비를 해결하자. 이것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김종명 기자는 진보신당 건강위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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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은 돈 안 돼요, 거부합니다' 중산층도 허덕이게 하는 '사보험 상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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