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동네 구경거리가 되었던 벽화 채색 작업. 교수님과 필자는 주로 왼쪽 벽의 그림을 채색했다.
경원대학교 아름샘 봉사단
우리가 채색을 시작하자 마을 주민들이 도서관 주위로 몰려들어 구경하기 시작했다. 두 시간 넘게 이어진 채색작업은 어느새 온 동네 구경거리가 되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벽화주위로 몰려들었다. 아이들은 조심스럽게 페인트 붓을 만져보기도 하고 "Diak(디아크, 잘했다)"와 "Kappas(카파스, 멋지다)"를 연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페인트가 벽면에 흘러내리지 않게 온 정신을 집중하느라 다들 점점 지쳐갔다. 그 순간 갑자기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 "Thank you, Korea." 돌아보니 한 남자아이가 웃으면서 단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건 어떻게 알았는지, 영어로 "고마워요, 한국"이라고 말하며 단원들에게 수줍게 고마움을 표한 것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감동이 밀려와서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해낸 것도 아닌데 가슴이 뿌듯해졌다. 아이들의 칭찬에 힘을 얻은 벽화 멤버 다섯 명은 온 몸이 페인트 물감 범벅이 된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채색작업을 했다. 라우템 주 도서관의 밋밋했던 벽면은 점점 화려하게 변신해 가고 있었다.
채색작업을 마친 다음 날, 페인트가 다 마르자 검은색 페인트로 도마뱀 캐릭터의 테두리를 그리기 시작했다. 테두리 작업을 마치니 훨씬 그림이 돋보인다. 벽화를 시작하기 전까진 참 힘들었는데 막상 그려놓고 나니 우리가 로스팔로스에 예쁜 선물 하나를 남겨놓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우리가 그 벽화를 다시 보기는 힘들겠지만, 도서관에 찾아오는 아이들이 그 벽화를 보면서 봉사단원들의 바람대로 소중한 꿈을 키워나가길 바란다.
동티모르의 '훈남' 내 친구 줄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