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스 초등학교의 아이들은 하나같이 순수하고 예쁘다. 이렇게 예쁜 아이들을 만나게 된 것에 감사한다.
경원대학교 아름샘 봉사단
드디어 도착한 포로스 초등학교. 버스에서 내려 학교를 바라보니 벌써부터 아이들이 창가에 옹기종기 모여서 기대에 찬 눈망울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교실에 들어서니 "본디아!(Bondia, 동티모르어로 '안녕')" 하면서 반갑게 인사를 해준다.
첫날에는 각자 자기소개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아이들은 쑥스러운지 모기만한 소리로 이름을 말했다. 가면 만들기 활동을 할 때에는 고체풀을 처음 보는지 손가락에 풀을 묻혀서 맛보는 아이도 있었다. 로스팔로스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가축들과 드넓은 잔디를 뛰노는 포로스의 아이들. 더운 날씨에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숙소로 사용하는 도서관의 딱딱한 맨바닥에 누워 자느라 피곤하지만, 우리와의 활동을 기대하는 포로스의 아이들을 생각하면 더 열심히 활동준비를 하게 된다. 우리가 여기 있는 동안 이 아이들에게 오랫동안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거리와 희망을 안겨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울고, 화나서 교실 밖으로 나가버리고... 초등학교 1학년은 무서워
예상치 못한 일이 난무하는 1학년 교실. 1학년 교육활동을 할 때면 단원들은 잔뜩 긴장하게 된다. 사실 1학년 아이들은 말이 초등학교 1학년이지 알고 보면 5~7살의 유아들이다. 우리가 준비해 간 활동은 이름표 만들기, 모자이크, 가면 만들기 같은 그리는 활동이 많았다. 동티모르에서 지역개발사업을 펼치고 있는 NGO단체로 우리의 동티모르 봉사에 여러모로 도움을 준 '지구촌 나눔운동' 간사님은 아이들이 그림 그리는 활동을 해본 적이 없어 무언가를 그리는 것을 굉장히 힘들어 하니 샘플을 보여주거나 그림 그릴 주제를 정해주라고 하셨다. 아니나 다를까, 첫째 날은 이름표 만들기를 진행했는데 봉사단이 샘플을 보여주며 크레용으로 이름표를 꾸미라고 하자 이름까지 샘플 그대로 따라 그린다.
2학년만 되도 집, 차, 나무를 쓱쓱 잘도 그리지만 1학년은 아직 어려서 그런지 너무 산만해 그림은커녕 집중시키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그래도 그것까진 괜찮았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첫날부터 터졌다. 이름표 만들기를 한창 진행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흑흑 우는 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니 밀리카가 울고 있었다. 이름표를 다 만들면 흰색이나 청색의 끈을 고르게 해서 원하는 색으로 이름표 끈을 달아주었는데 밀리카가 "난 흰색 끈을 갖고 싶은데 선생님이 청색 끈을 줬다"고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
겨우 밀리카를 달래 수업을 진행하려는데 이번엔 1학년 교실의 무법자, 안토니오가 다른 친구들의 크레용과 풀을 빼앗고 있었다. 안토니오에게 그러지 말라고 주의를 줬더니… 헉! 이럴 수가, 잔뜩 화가 나서는 책가방을 들고 교실 밖으로 나가버린다. 요즘 아이들은 뭐든지 빠르다더니 반항하는 시기까지 빠를 줄은 몰랐다. 단원들은 당황했는데 평소에 자주 일어나는 일인지 1학년 담임선생님은 태연자약하시다. 이렇듯 예측 불가능한 1학년 교실. 그래도 뭐든지 따라해 보려 하고 오후 교육시간에 언니, 오빠들의 수업을 구경하러 다시 학교에 놀러오는 귀여운 1학년 꼬마들을 만나는 것은 교육활동의 큰 즐거움이었다.
동티모르 포로스 마을의 최신동요가 된 '곰 세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