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한 팔당농민들 "시민들과 함께 농사짓겠다"

두물머리를 유기농 생태마을로... "4대강 사업 허구였음이 드러났다"

등록 2011.02.24 16:46수정 2011.02.2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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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범대위와 팔당공대위가 24일 오전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4대강범대위와 팔당공대위가 24일 오전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최지용
4대강범대위와 팔당공대위가 24일 오전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최지용

4대강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경기도 양평 팔당유기농 단지가 서울, 수도권 시민들이 함께 가꾸는 생태마을로 변모할 전망이다.

 

4대강사업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4대강대책위)와 팔당공동대책위원회(팔당공대위)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천점용허가 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한 것을 자축하고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의 계획은 소송에서 승리한 만큼 앞으로도 유기농업을 계속 이어가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농사를 짓겠다는 것이다.

 

4대강사업 대신할 '대안모델' 제시한다

 

유영훈 팔당공대위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두물머리 유기농장을 개방형 농장으로 시민들에게 내놓겠다"며 "언제든지 찾아와 친환경유기농업을 체험할 수 있게 하고, 그 가치를 함께 향유하겠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또 "법원의 판결이 있고 9일이 지났지만 정부와 경기도는 그동안 농민들을 할퀴고 상처냈던 데에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며 "판결에 승복하고 팔당유기농단지 인근에서 진행되는 4대강 삽질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판결에 승복하지 않는다면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끝까지 법적책임을 물게 하고,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정치적 책임을 물게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팔당 두물머리 농지는 2만5000평 정도로 일부 비닐하우스가 철거됐지만 60여 동에서 올 봄 새 농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두물머리 지역은 4대강 사업 시행 이전에도 '텃밭 가꾸기'와 '딸기밭 체험' 등으로 서울과 수도권 시민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곳이다.

 

팔당공대위 "4대강 사업 명분, 허구였음이 드러났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명동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유기농 상추를 나눠주면 4대강 사업반대 서명운동을 펼쳤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명동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유기농 상추를 나눠주면 4대강 사업반대 서명운동을 펼쳤다.최지용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명동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유기농 상추를 나눠주면 4대강 사업반대 서명운동을 펼쳤다. ⓒ 최지용

이에 앞서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15일 농민들이 양평군청을 상대로 제기한 '하천전용허가 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 "4대강 사업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이 점용허가를 시급히 취소할 만큼 공익적으로 우월하지 않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는 법원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소송에서 정부에게 첫 패배를 안긴 사례로, 환경단체 등 사업에 반대해온 단체들의 공사 중단 요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4대강범대위와 팔당공대위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4대강 사업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팔당 농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며 "이 판결로 '공익'과 '합법'을 내세운 정부의 4대강 사업 명분이 허구였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두물머리는 지역민이나 도시민들 모두에게 더없이 소중한 공간"이라며 "정부의 계획보다 두물머리 농민들이 제시하는 '대안모델'이 보다 공익적이고 생태적이며 지속 가능한 대안이다"라고 강조했다.

 

소송 승리의 여세를 몰아 유기농업체험에 많은 시민들을 참여하게 하고, 생태공원화된 두물머리를 4대강사업을 대신하는 '대안모델'로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두 단체는 이를 위해 전문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하고 사회적 논의를 거쳐 '대안모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후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명동성당 앞에서 팔당유기농단지에서 생산된 친환경재배 상추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4대강 사업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2011.02.24 16:46ⓒ 2011 OhmyNews
#4대강 #4대강사업 #팔당 #팔당유기농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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