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당일 오후 삭발한 김기철 위원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 제공
- 그렇다면, 현재 노조가 주장하는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의 거짓말은 무엇인가?
"대표적인 것은 세 가지다. 첫째, 가장 큰 거짓말은 론스타와의 거래가 시작되는 단계에서 실사를 하지 않고 했다고 한 것이다. 하나금융 직원이 들어온 적도 없고, 자료가 나간 적도 없다. 무슨 자료를 갖고 실사를 열흘 만에 했다는 것인가.
둘째, 허위 공시다. 실제로 주당 850원을 추가 보장해 놓고 인수가액을 그보다 낮춰 공시했다. 그랬다가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니까 정정 공시했다. 하나금융 측은 배당 상한선을 둔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로 인해 손해를 보든 또는 이익을 보든, 추가로 보장해 준 것은 맞지 않나. 허위 공시로 금융당국은 물론 국민을 속인 것이다.
셋째,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유치하지 못했다. 이번 하나금융 유상증자에 36개 투자자가 참여했는데, 단기 투자자·헤지펀드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재무적 투자자만 유치한 것이다. 그 밖에도 처음과 달라진 이야기들이 많다. 김승유 회장이나 하나금융, 믿을 수 없는 집단이다."
- 지난달 26일 노조가 하나금융의 인수 중단을 촉구하는 100만인 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그때 위원장은 "정부가 모든 일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한다면 하나금융은 결코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없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
"가장 중요한 것이 금융위다. 그런데 김승유 회장 위세에 눌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하나금융과 론스타와의 계약도 사후에 보고받은 것 아닌가. 또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아직 진행 중이다. 이 부분이 결론난 후에 하나금융 인수신청을 심사하는 게 맞지 않나. 이번 계약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인데도, 별개로 끌고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인수신청 심사에서도 반드시 따져봐야 하는 것이 이번 하나금융의 유상증자 부분이다. 우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36개 투자자 가운데 헤지펀드가 절반 이상이다. 같은 곳에서 나왔을 돈이 분산됐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동일인 여부 확인을 반드시 해야 한다. 이면계약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단기 투자 자금이라면, 그만큼 수익을 보장해줬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하나금융을 도와주고 있다고 본다. 수출입은행은 2006년 KB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려고 했을 때는 분명히 동반매도권(태그얼롱)을 행사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 사실상 6천억 원에 해당하는 자금을 빌려준 것이다. FI(Financial Investors:M&A 등에서 부족한 자금을 조달해주는 재무적 투자자) 아닌가.
수출입은행은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곳이지, 이자 받는 조건으로 돈 장사를 하는 곳이 아니다. 게다가 당장 돈이 없어 국회에 자본 확충까지 요구한 상황에서 태그얼롱을 행사하지 않는다? 하나금융 인수자금 마련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상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상황들을 감안했을 때, 분명 보이지 않는 손이 있지 않겠느냐, 범정부 차원의 특혜가 작동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태그얼롱(Tag Along)이란 1대 주주가 보유 지분을 매각할 경우 2, 3대 주주가 같은 가격으로 지분 매각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1대 주주인 론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당 1만425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2대 주주인 수출입은행이 태그얼롱을 행사하면 역시 같은 금액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최근 수출입은행은 하나금융과 태그얼롱을 행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를 두고 하나금융의 자금 사정을 고려한 특혜성 합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과 수출입은행이 합의한 그날 외환은행 주가는 9900원이었다.
"김승유 회장의 연임 욕심이 부른 특혜"- 그러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위원장은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
"김승유 회장의 연임 욕심이 부른 특혜라고 정의하고 싶다. 김 회장이 연임할 때마다 큰 이슈들이 있었다. 그 대부분이 M&A를 통한 연임이었다는,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고, 특히 대통령과의 친분이 통하고 있는 것이라 본다."
- 현재 노조의 요구사항은? 현재 입장은 무엇인가.
"현재로서는 투쟁 이외 달리 입장이 없다. 하나금융과 론스타와의 계약이 철회돼야 하고, 감독 당국에서는 승인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 만약 금융위가 승인을 한다면?"저희들은 투쟁이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만약 승인이 날 경우, 한국노총, 금융노조와 연대하여 가장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 언론 보도에 대한 문제의식은?
"불만이 많다(웃음). 작년 11월부터 투쟁을 시작했는데, 언론보도도 잘 안 됐지만, 더더욱 광고 이런 부분에서 많이 막혔다. 일부 언론들이 하나금융 자본 공세에 넘어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하나금융 주장을 그대로 담을 게 아니라, 최소한 그에 대한 반론, 저희들의 주장, 이런 부분에 대한 보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그렇게 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승자의 저주라는 것, 한 번 터지고 나면 국민경제에 엄청난 충격과 파장을 몰고 올 수밖에 없다. 터지기 전에 막아야 하고, 이번 거래는 깨져야 하는 것이다. 하나금융 인수보다 얼마든지 더 나은 대안이 있을 수 있다. 국민들께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외환은행을 세계적 은행으로 만들어 보답하겠다. 이와 같은, 정말, 우리 외환은행 직원들의 염원이나 뜻이 제대로 전달됐으면 좋겠다."
하나금융지주 "과세당국이 판단할 문제, 안전장치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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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측은 론스타에 대한 세금 면제를 방조 또는 협조하고 있다는 외환은행 노조 주장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하나금융 측은 지난 17일 서면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론스타의 국내 고정사업장 보유 여부, 한국-벨기에 조세조약의 인정 여부는 과세당국이 판단할 문제"라면서 "하나금융에 원천징수 의무가 있다고 매매대금 지급 이전에 결정될 경우에는 세금을 원천징수 후 나머지 매매대금을 론스타에 지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에 대한 원천징수 의무가 매매대금 지급 이후 결정될 경우에 대해서는 "론스타가 즉시 관련세액을 하나금융에 지급하고 이를 과세당국에 납부하게 된다"며 "론스타가 세액을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하여 국제적으로 신용 있는 은행이 발급한 지급보증서를 제공받았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금융에 대한 원천징수 의무가 없다고 결정될 경우에는 "과세당국이 론스타로부터 세금을 직접 징수하게 되므로 하나금융은 더 이상 세금문제에 관여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하나금융은 세금문제와 관련해서 지급보증서 등으로 과세당국에 대한 의무 이행을 위한 명확하고 안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라고 외환은행 노조 측 주장에 반박했다.
하나금융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 중 상당수가 단기투자자·헤지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라는 외환은행 노조 주장에 대해서도 하나금융 측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내왔다. 하나금융 측은 "증자에 참여하는 투자자가 대부분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외국인 투자자"라는 키움증권 애널리스트 리포트(2월 14일)를 인용하며 "금번 유상증자 관련 투자자는 국내 투자자 9곳(우리사주 포함), 해외투자자 27곳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금융 측은 "해외투자자는 대부분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재무적 투자자로 구성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면서 "투자자 유치 과정에서 여러 곳(전략적, 재무적 투자자)을 협상했으며, 협상과정에서 서로 조건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재무적투자자 중심으로 유치 노력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론스타에 주당 850원 배당금을 추가 보장한 것이란 외환은행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도 하나금융 측은 "추가보장이 아닌 정산의 개념"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으며, "이는 공시대상이 아니며 법무법인의 검토까지 받은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절대로 허위공시가 아니란 입장이다. 또한 하나금융 측은 "지속적으로 외환은행의 월·분기 보고 및 공시자료를 계속 업데이트해 분석해 왔으며, 2010년 3월 론스타가 매각을 재개한 이후 별도의 내부팀을 구성해서 가동해 왔다. 이렇게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2010년 11월 외부자문사와 정밀실사를 실시했다"는 답변으로 론스타와 딜(Deal) 시작단계에서 실제 실사가 안 이뤄졌다는 노조 측 주장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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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세금 회피 협조, 하나금융 못 믿을 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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