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기사 못되는 <조선> 사설 비판, 10년째 쓰는 이유

[오마이뉴스 창간 11년] 금기와 성역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오마이뉴스

등록 2011.02.22 20:22수정 2011.02.22 20:36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오늘(2월 22일)로 창간 11돌을 맞았습니다. 그간 오마이뉴스와 함께 시민참여저널리즘을 일궈왔던 독자, 시민기자, 10만인클럽 회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11살 생일 날, 시민기자들의 소회를 모아 기사로 내보냅니다. <편집자말>
오마이뉴스 그래픽
ⓒ 오마이뉴스 그래픽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원칙과 상식의 눈으로 필자가 <조선일보> 사설에 대한 비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2001년 6월 26일이었다. 올해로 필자의 <조선일보> 사설 비판이 10년을 맞았다. 오는 23일이 <조선일보> 사설 비판 글을 쓴 지 3000일째 되는 날이다. 우연인지 22일이 <오마이뉴스> 창간 11주년이니 함께 하고 있는 셈이다.

 

<조선일보> 사설 비판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오늘이 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평범한 언론소비자의 주장을 부담 없이 그날그날 표현한 것이 벌써 10년째, 3000일이 됐다. 그러나 평범한 일상일 뿐이다. 굳이 의미를 부여한다면 우리 공동체가 지향하는 거대한 언론개혁의 물줄기 속에 작은 물방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일보> 사설 비판은 사유화된 세습족벌언론권력의 탈선적인 권위가 건강한 사회 공익적 가치를 대변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일제와 군사독재 그리고 자본권력과 손을 잡고 퇴행적 권력집단과 유착하면서 원칙과 상식을 무너뜨리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집단에 대한 비판적 견제와 검증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이러한 <조선일보> 사설 비판이 시작되기 직전 <오마이뉴스>가 창간되면서 언론지형에 균열이 생겼다. 소위 조중동을 비롯한 제도권 언론이 지닌 배타적 언론 권력의 격식과 내용의 한계를 창조적으로 파괴하는 대안언론의 탄생은 신선한 충격과 함께 일반 시민도 기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구체적으로, 2002년 10월 21일 <오마이뉴스>는 "'검증' 토론회인가, 초청 '간담회'인가? 후보·패널 적극성 결여 '실패한 토론'"을 "[오늘의 독자의견] KBS 심야토론 이회창 후보 검증토론 분석"이라는 부제를 달아 필자 이름으로 기사화했다. 필자 글의 기사화 과정을 설명한 당시 <오마이뉴스> 편집자의 글을 참고해 보자.

 

"이 글은 21일자 <오마이뉴스>에 실린 <이회창 후보-한인옥씨의 언론기피증, 입맛따라 토론 취사선택은 '부창부수'>(이한기 기자) 제하의 기사에 178번째 독자의견으로 올라온 내용으로, 지난 토요일(19일) 'KBS 심야토론'에 출연한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와 패널들 간의 토론상황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것입니다. 원문은 네티즌 홍재희씨가 지난 20일 '안티조선 우리모두'(www.urimodu.com) 사이트에 올린 것으로 <오마이뉴스>는 이 글을 '오늘의 독자의견'으로 선정, 홍씨의 양해를 얻어 '전문'을 독자여러분께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오마이뉴스>는 필자가 이한기 기자의 기사에 독자의견으로 게시한 글을 기사화한 것이다. 그것도 첨삭 없이 편집과정을 거치지 않고 전문을 있는 그대로 기사화했다. 기존의 기자들이나 사회 명망가들이 아닌 일반 시민이 올린 글을 기사화 한다는 것은 조중동과 기존 언론매체에서는 상상조차 할수 없는 파격이었고 충격이었다.

 

<오마이뉴스>는 시민기자가 기사를 작성하는데 형식과 내용 면에서 금기와 성역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10년 전에 <오마이뉴스>가 보여준 표현의 자유는 최근 유엔 특별보고관의 대한민국 인권 실태조사 보고서(이명박 정부에서 의사 표현의 자유권이 2008년 촛불집회 이후 크게 위축됐다는 내용)와 비교해 볼 때, 시민기자의 성역 없는 글쓰기를 보장하는 <오마이뉴스>의 존재 가치를 상기시켜 준다.

 

기자에게 표현의 자유는 '양심의 생명선'

 

필자는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대선 후보들의 목소리를 유세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 <오마이뉴스>에 송고했고 여러 번 기사화 되었다. 시민기자들에게 표현의 자유라는 날개를 달아 준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조선일보> 사설을 비판하고 대통령 후보들의 유세현장을 인터넷으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조선일보>가 공직자선거법위반과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으로 남대문경찰서에 필자를 고소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진보언론과 퇴행적 언론의 빛과 그늘을 극명하게 경험했다. <조선일보>는 정부 권력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권력을 비판하면서 정작 세습족벌언론권력에 대한 사회 공익적 차원의 비판은 탄압했던 것이다. 필자는 겁 많은 소시민이고 <조선일보> 기자들이나 방상훈 사장에 대해 사적인 감정은 없다. 오로지 사회 공익적 차원에서 사익 추구 집단으로 탈선하는 언론권력에 대해 시민기자로서 당당하게 맞섰을 뿐이다.

 

두려움 때문에 굴복한다면 이 땅의 수많은 인사들이 지켜낸 소중한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파괴하는 공동정범이라는 내면의 두려움이 <조선일보>의 고소로 느끼는 공포감보다 훨씬 더 컸기 때문에 맞서게 됐다.

 

<조선일보>의 고소에 맞서자 당시 김성진 변호사가 무료변론을 자청했고 2003년 1월 24일 필자를 위한 공동변호인단 선임계가 언론인권센터 안상운 변호사의 주도로 제출되었다. 이미 고인이 되신 유현석 변호사를 비롯해 이찬진·정은숙·안영도·이백수·문병호·문한성·조광희·문성윤 변호사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주었다.

 

또한, <대자보>의 이창은 발행인이 간사를 맡은 누리꾼 공동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심병호 선생을 비롯해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는 분들의 지지가 이어졌다. 많은 분들의 헌신 덕분인지 <조선일보>는 결국 고소를 취하했고 그 결과 오늘까지 필자의 <조선일보> 사설 비판은 현재진행형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 

 

이런 필자의 <조선일보> 사설 비판과 방송3사 뉴스 비평의 힘은 시청자의 상식의 눈으로 바라보고 시민기자의 상식의 눈으로 써 내려가는 데서 온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의 글이 <오마이뉴스>에 정식으로 채택되어 더 많은 조회 수를 올리지 못하더라도 기사작성에 진입규제 없이 글을 올리는 표현의 자유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글을 쓰고 기사를 작성하는 사람들에게 표현의 자유는 양심의 생명선이다. <오마이뉴스>가 표현의 자유라는 등대를 밝히는 역할 하나만으로도 언론으로서 성공했다고 본다. 기자정신은 거기에서 발원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향을 앞으로도 지속한다면 <오마이뉴스>는 역동적인 여론의 거대한 용광로 역할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다.

2011.02.22 20:22ⓒ 2011 OhmyNews
#오마이 뉴스 힘, 시민기자의 힘, 언론권력의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아마추어 입장에서 한반도와 주변4강에 대한 연구를 25년 동안하고 있는데 한국의 종이신문 시장의형태를 살펴보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로 상징되는 세습족벌 냉전수구사주가 한국 종이신문 시장의 70% 이상을 독과점하고 있어서 이들 조 . 중 . 동이 한국사회의 여론을 조작하고 왜곡하고 극소수 사주일가의 사적이해관계에 의해서 종이신문의 편집방향과 순수한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4. 4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5. 5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