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24일자 필리핀 다바오 <데일리 미러> 신문. 19세 여성이 한국인 남성을 성폭행으로 고소했다는 내용이 실려있다.
홍현진
이와 같은 내용은 필리핀 현지신문인 <선스타 다바오>, 교민신문인 <일요신문> 등에도 보도되었다. 노동자들의 승소 소식을 1면에 실은(2010년 10월 18일) <다바오 선스타>는 이 사건과 관련된 최초 보도(2010년 5월 4일)에서 PMMDI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제철회사인 포스코와 연계된 업체'로 소개하고 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주요기업과 관련된 업체가 왜 노동자들에게 급여를 주지 않는지 의문"이라는 한 '피해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해당업체 관련 내용이 현지 언론에 '대서특필' 된 것은 지난해 10월이 처음은 아니다. 다바오 현지 신문인 <데일리 미러>(2010년 5월 24일)에는 PMMDI의 간부가 그 해 5월 19일 '아동 성폭행'으로 고소됐다는 내용이 실렸다.
언론보도와 고소장에 따르면, 000씨를 고소한 19세 필리핀 여성은 자신의 나이 17세였던 2008년 당시 000씨가 '결혼하자'며 자신을 유혹해 수차례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병원 진단서, 호텔 출입 기록 등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이듬해 6월 해당 여성의 집을 방문해 부모님을 만나기도 했다는 그는 "한국에 가서 결혼에 필요한 서류를 들고 오겠다"며 떠난 뒤 연락이 끊겼다. 이후 이 여성은 그의 회사 동료로부터 '사실혼 관계의 필리핀 현지 부인과 딸이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정식으로 결혼한 부인이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자원개발' 나가 돈 안 주고 도망...현지에 반한 감정만 남을 것" 이러한 소식들이 국내에 알려진 것은 지난해 10월 전아무개씨가 해당내용을 인권단체인 국제민주연대에 제보하면서부터다. 국제민주연대는 다국적기업 감시운동도 함께하고 있다. 2009년 8월 퇴사이후 현재까지 1년 반 넘게 PMMDI와 '분쟁'을 벌이고 있는 전씨는 지난해 11월에는 아예 한국으로 들어와 국제민주연대·민주노총 등의 단체들과 함께 PMMDI의 '본사'라고 할 수 있는 BMS 측에 "NLRC의 결정을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월 27일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난 전씨는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항 BMS 본사도 가보고 포스코 본사까지 찾아가봤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지난해 9월 NLRC 결정문이 나오긴 했지만 이미 다바오 현지 법인 사무실도 없고 장비도 없는 상황에서 체불된 임금을 받아낼 방법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전씨는 또한 "PMMDI는 2009년 7월 필리핀 마티의 시가보이 현장에서 허가 없이 불법으로 채굴을 하다가 경고를 받았고, 이는 제가 이 회사를 그만 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며 "요즘 국내기업들이 해외에 자원개발을 많이 나가는데 마치 무법지대처럼 그 나라 실정법을 어기고 월급을 안 주고 도망가게 되면 현지 업자들이나 광부들에게 얼마나 원성을 받겠나. 결국 현지에 반한감정밖에 안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까지 와서 '분쟁'을 하고 있는 이유와 관련, 전씨는 "너무 억울하기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가 PMMDI를 그만둔 이후인 2009년 11월 전씨의 아내는 서아무개 사장에게 폭행을 당했다. 전씨는 당시 받았던 진단서와 경찰신고서류를 기자에게 보여주면서 "(아내에게) 사과하고 치료비용을 보상해 주라는 조정관의 화해조정에도 불구하고 결국 합의에 실패해 (이 사건을) 정식 재판에 회부하라는 결정서가 발급되었다"고 전했다.
그 해 12월에는 해당업체로부터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전씨는 "서아무개 사장이 저를 '공금횡령'으로 다바오 지방법원에 고소했지만 결국 '증거 없음'으로 기각이 되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NLRC 판결 이후인 2010년 9월, PMMDI는 전씨 부부를 또 다시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고소했고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전씨는 "필리핀에서 16년 동안 살아왔는데 이번 일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돈 때문이 아니라 제 억울함을 꼭 밝히고 싶다"고 호소했다.
업체측 "전씨가 제출한 서류는 '가짜', 35명 광부도 모두 '조직'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