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에서 만난 야쟈수
이상기
두 부부는 카사블랑카에서 잘 살았고, 모로코를 찾는 한국인이 늘면서 현지여행사를 차리게 되었다. 그들은 한국인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을 짜고 현지를 안내하면서 여유 있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국내에 계시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께서 혼자되어 모로코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문제는 고부간에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이었다. 하루 종일 같이 있으면서 대화를 할 수 없으니, 어머니에게는 모로코 생활이 징역살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그런데 여행사 사장이 한국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했고, 음식을 먹어 본 사람들이 모두 어머니의 음식솜씨에 반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국인 관광객에게 음식을 제공하면 어떻겠냐는 안을 낸 모양이다. 그렇게 해서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도시락 사업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여행사 사장 어머니께서 모로코에서 사는 재미를 찾았다고 한다. 일거리 있어 좋고, 도시락을 준비하면서 며느리에게 한국 음식 가르쳐줘서 좋고, 돈 벌어서 좋고.
우리 팀은 새벽에 카사블랑카를 떠나면서 그 도시락을 받아왔다고 한다. 우리는 휴게소의 야외 테이블에 네 명씩 앉아 도시락을 하나씩 받아 든다. 밥그릇 하나, 반찬 그릇 하나다. 그 동안 현지식과 중국식에 익숙해져 한식에 대한 기대가 크다. 반찬 그릇을 열어 보니 완전히 한식이다. 총각김치, 양배추김치, 고추 절임, 오이지무침, 고등어조림, 달걀말이까지 있다.
총각김치의 시원한 맛, 고추 절임의 알싸한 맛은 일품이다. 양배추김치도 배추김치만은 못하지만 씹히는 맛이 좋다. 오이지와 고등어 거기다 달걀말이까지 감히 생각도 못했던 반찬들이다. 또 한국에서 가지고 온 깻잎에 고추장 볶음에 김까지 나온다. 한마디로 진수성찬이다. 모두들 만족해한다. 지금까지 해외여행을 하면서 한국음식점을 방문한 적은 여러 번 있지만 이처럼 한식 도시락을 먹어보기는 처음이다.
아르간 오일을 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