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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해에 찾은 고향마을은 은빛세상이다. 길 가장자리와 마을 앞의 논은 눈 카펫이다. 고향집으로 향하는 길가 처마에 주렁주렁 매달린 수정고드름은 방울방울 녹아내린다.
농원 추녀 끝의 풍경소리가 정겹다. 연초 고향마을은 이틀간 폭설이 내렸다. 아버님은 팔십 평생 살아오면서 이런 눈은 처음이라고 했다.
고향집 농원이다. 이곳에는 신묘년의 주인공인 토끼와 염소 닭이 한데 어울려 산다. 인기척에 놀란 녀석들이 가장자리로 피한다. 사료를 주자 이내 다들 모여든다. 밧줄에 매여 있는 염소 녀석이 먹이 가까이 다가서려 애를 쓴다.
토끼 녀석들은 우르르 몰려들어 먹이를 정신없이 먹는다. 이 녀석들과 한동안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함께 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녀석들이 한데 모여 산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다. 이들의 먹이도 비슷했다. 토끼사료를 주자 토끼와 닭 염소가 다함께 모여 나눠먹는 것이었다.
집으로 들어서자 진돌이 녀석이 꼬리를 흔들며 반긴다. 재롱까지 부려가며 환영인사를 한다. 녀석이 꽤나 무료했나보다. 지붕 위에도 하얀 눈이 가득하다. 마당의 평상과 담장은 눈 이불을 덮어놓은 듯 온통 하얗다.
철부지 어린 시절로 잠시 돌아가 눈 위에 찻길을 만들어본다. 뽀득거리며 전해져 오는 눈의 느낌이 정말 좋다. 장독대에도 눈이 소복이 쌓여있다.
다산의 상징이며 순하고 영민한 동물 토끼의 해다. 토끼의 해 신묘년에는 토끼처럼 재치 있고 영리하게 살자.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1.02.04 15:49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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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보다 먼저 떠서 캄캄한 신새벽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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