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캠페인 모습
TRACK
- 한 살 때 서울 화양동에 버려지고 이름이 박수웅이었다는 것이 당신이 아는 한국에서 당신 과거의 전부인데, 이러한 정보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 "경찰기록에 그렇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친부모의 신분을 은폐하기 위해 기록이 조작되기에 나는 이러한 기록을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는다. 기록에 의하면, 이름과 생년월일이 적힌 쪽지가 내가 길에서 발견될 당시 입고 있던 옷 주머니 속에 있던 것으로 되어 있다. 2005년 <코리아 타임스>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2006년 그 기사를 읽고 친척이라는 분이 나타났다. 그분은 나에 대한 기록이 친부모의 신분을 감추기 위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사람은 나중에 내 친척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또 미국에 있는 내 담당의사는 나에 관한 기록을 보고 회의적이었다. 담당의사는 기록보다 내 나이가 많은 것 같다고 판단했다. 하여간 이것이 내가 아는 한국에서의 나의 과거에 관한 전부다."
- 2004년 9월부터 한국에 살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처음에는 나의 뿌리인 한국에 대해 알고 싶어서 왔다. 당시는 3개월만 머물 계획이었다. 그 와중에 다른 해외입양인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을 통해 나는 해외입양과 관련한 한국의 열악한 사회복지제도에 대해 알게 됐다.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던 중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하는 한국 NGO단체 분들과 만나면서 그 심각성에 대해 더 배우게 됐다. 나는 '한국인'인이자 해외입양인으로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그냥 미국으로 도망치고 싶지가 않았다. 이것이 한국에 더 머물게 된 동기다. 그 후 나는 입양인 문제에 관여하게 되었다."
- 해외입양인의 입장에서, 해외입양을 줄이거나 아니면 대안으로 국내입양을 권장하기 위한 최선의 길이 무엇이라고 보나?"국내입양도 해외입양에 대한 대안이라고 보지 않는다. 해외입양 대신 국내입양을 하는 것은 단지 미봉책일 뿐이다. 국내외를 떠나서 입양 자체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해외입양도 나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가의 문제는 아니다.
입양문제의 근원은 미혼모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나 사회복지가 열악하다는 데 있다. 미혼모 문제를 인권의 문제로 보아야 하고 임시방편보다는 근본적 해결을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 이 말은 한국이 인권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인 미혼모들에 대한 지원에 더욱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 정부가 낮은 출산율을 우려하지만 미혼모들에 대한 지원에 인색하다는 비판인 것 같은데,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정부에 구체적으로 건의하고 싶은 것이 있나."정부뿐 아니라 한국사회는 입양아들이나 미혼모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나 자신이 입양된 한국인이자 동시에 미혼모와 다른 입양인들을 위한 인권운동가로서, 한국사회에서 나와 이들에 대해 만연한 차별을 직접 경험했다. 나는 이러한 차별의 문제가 단지 한국 정부만의 책임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미혼모, 편부모, 입양인들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를 함께 향상 시킬 책임을 갖고 있다. 그래서 내가 한국정부에 요청하는 것은, 정부 혼자 이 상황을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우리 입양인들이 하는 말을 경청하며 우리와 함께 일해 달라는 것이다.
한국사회는 싫든 좋든 다원화 되어가고 있다. 만약 정부가 부모들에게, 그 부모가 편모이건, 기혼이건, 미혼이건 어떤 종류의 가족형태이든 상관없이, 아이들을 긍정적인 환경에서 그 부모들이 양육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지원하지 않는다면, 한국의 출산율은 계속해서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은 개인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우리가 직시해야 할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문제다. 단지 돈을 누구에게 더 주는 문제가 아니라 모든 형태의 가족의 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한국의 다문화가정이 증가해 가는 현상을 무시 할 수 없듯이 다원화 된 가족의 형태를 무시하면 미래가 없다."
"해외입양인이 '순수' 한국인 가정에 편입되는 것, 정말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