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소현두씨가 일하는 가게엔 요즘 이런 꽃들이 팔리고 있다.
송상호
"사장님을 통해서 인생살이와 일을 많이 배워요.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의 힘으로 일을 해서 가족을 책임지는 모습이 존경스럽죠. 꽃을 다루는 것도 굉장히 섬세하세요. 조금이라도 더 좋은 꽃을 손님에게 주려는 노력과 진심은 우리 사장님이 최고예요."현두씨는 자연스레 구승모 사장의 손발이 된다.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사장의 한계를 착실히 보완한다. 식물관리는 기본이고, 고객관리와 각종 살림살이를 해낸다. 무엇보다 꽃 배달은 언제나 현두씨의 몫이다.
화분을 배달하다 깨뜨려 먹어 곤란했던 경험, 꽃 배달 운전하다가 눈길에 빠졌을 때, 어떤 스님이 뒤에서 밀어줘서 구사일생했던 경험, 안성 끝에 위치한 일죽면의 한 행사장으로 화환을 들고 도착했는데, 리본에 쓰인 글씨가 잘못되어 다시 꽃집으로 가서 고쳐 달았던 경험 등은 현두씨만의 소중한 추억이다.
"주위에서 말리지만, 난 이 일이 좋아"현두씨는 어렸을 적부터 고생 한 번 안한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났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부유한 가정의 아들이었던 그가 꽃집 일을 하는 것을 누구보다 부모님이 제일 안타까워하신다고. 주위 사람들은 좋은 대학 나와서 번듯한 직장 다니지 왜 그 고생이냐고들 한단다. 그럴 때마다 그는 늘 "아버지가 부자이지, 내가 부자는 아니다"라는 말을 한다고.
꽃집 일은 현두씨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꽃을 보고 있으면 왠지 평온해지고, 꽃집 일을 하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단다. 꽃집 일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나름 비전 있는 일이라고 그는 확신한다. 꽃집 일을 하는 덕분에 자신의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도 했으니 두말해서 무엇 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