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육대학교에서는 청소노동자 26명 전원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홍현진
삼육대 노동자들이 이처럼 자신 있게 말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현재 삼육대는 미화를 담당하는 청소노동자 26명 전원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취재결과, 서울지역 28개 대학 가운데 24개 대학 청소노동자가 '용역직'으로 고용되어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는 매우 '특수한' 사례다(
홍익대 76만원, 삼육대 238만원 똑같이 주 40시간 노동...월급은 왜?).
게다가 이들 청소노동자 가운데 19명은 '정규직'으로 이 학교 교직원들과 같은 대우를 받는다. 정규직은 또 다시 '기능직'과 '고용직'으로 나뉘는데, 근속연수가 오래 된 기능직이 더 높은 임금을 받는다.
이날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난 박영익 시설관리과장은 "오래 일한 분들은 최고 기능직 6급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이 분들은 연봉이 3000~4000만 원 정도 된다"고 전했다. 또한 "고용직 이상은 자녀가 삼육대학교에 입학할 경우 학비가 100% 지원된다"고 덧붙였다.
이곳에서는 기능직과 고용직뿐만 아니라 학교와 1년에 한 번씩 계약을 맺는 '계약직'도 삼육재단이 운영하는 사회교육원, 어린이집 등을 이용할 때 혜택을 받는다.
실제로 삼육대에서 일한 지 6~7년 정도 됐다는 한 정규직 청소노동자는 "저 같은 경우에는 이거(청소)하면서 공부도 한다"며 "학점은행 이용해서 사회복지학 공부하고 있는데, (삼육대) 사회교육원을 이용하면 교직원 혜택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사립대학 교직원이나 마찬가지"라고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처럼 '고용안정'이 이루어지다보니 노동자들의 책임의식도 높았다. '홍익대 사태'를 접하면서 이들은 자신들의 처우에 새삼 감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경쟁률 상승'을 우려하던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여기는 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해요. 우리는 이 학교가 '우리 학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학교보다 일이 많아도 많다고 생각 안 하고 '내 학교다, 내 자녀가 다닌다' 이렇게 생각을 해요."삼육대가 이처럼 청소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는 배경에는 '교회학교'라는 특수성이 있다. 삼육대는 '제7일 안식일' 교도들이 설립한 대학이다. 삼육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저희는 '신앙공동체'이기 때문에 조경, 경비, 보안, 수송, 미화 등 다른 대학에서는 용역을 주는 일들을 모두 자체인력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종교적 특수성 때문에 청소노동자들은 금요일은 3시까지 근무하고 토요일은 휴무, 일요일은 격주로 일한다. 이날 만난 청소노동자들은 서로를 '집사님'이라고 불렀다.
"'돈 없어 용역준다'는 건 거짓말...'노조' 통해 처우 개선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