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매주 국제 유가와 국내 휘발윳값의 움직임을 조사했더니 정유사가 국제 유가 상승분보다 38원 더 올렸다는 것은 결과가 나왔다."
소비자시민모임 제공
송 단장의 나이는 올해로 66살. 어찌 보면 사회적으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하지만 최근 기름값 논쟁에서 김창섭 부단장(경원대 교수)과 함께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소비자를 대신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석유시장감시단은 지난 14일 "2010년 한 해 동안 국제 유가보다 정유사의 공장도(주유소 공급) 가격이 38원 더 올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정유사 쪽은 보고서 내용을 두고 "소시모의 조사가 사실"이라면서도 "유가가 오를 때마다 정유사가 이를 휘발유값에 반영하는 시차가 매번 다르고 정유사마다 전략적으로 휘발유값을 조정한다, 기준에 따라 휘발유값 상승폭이 왜곡돼 보여질 수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송 단장은 "합의를 해놓고 이제 와서 딴소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소시모와 정유사는 휘발유값 움직임에 대한 분석틀을 합의한 바 있다. 소시모의 보고서도 이러한 분석틀을 통해 계산된 것이다. "보고서에 대해서는 1㎜도 양보 안 한다"는 그의 말에는 열정과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 정유사는 "폭리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우리는 정유사가 폭리를 취했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 우리는 팩트(사실)만 가지고 얘기한다."
- 무슨 말인가? "정유사는 휘발유 값을 올릴 때마다 '국제 유가가 오르니까 올린다'고 했다. 이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지난해 1년 동안 매주 국제 유가와 국내 휘발유 값의 움직임을 조사했다. 그랬더니 정유사가 국제 유가 상승분보다 38원 더 올렸다는 것은 결과가 나왔다. 또한 SK 주유소가 다른 주유소보다 가장 비싸다는 결과도 얻었다."
- 정유사마다 가격차이가 나는가? "석유시장감시단이 매주 주유소의 휘발유값을 비교한 결과, 1년 내내 SK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값이 가장 비쌌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SK 주유소의 휘발유값은 리터당 1813.86원으로, 가장 싼 현대오일뱅크(1794.70원)보다 19.16원 비쌌다. 이는 SK의 경우, 다른 업체와 달리 정유사와 주유소 사이에 SK네트워크라는 중간 유통 단계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앞으로 정유사의 판단이 남았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가 계속 문제제기하면 정유사가 휘발유 값을 결정하는 구조를 바꿀 수 있겠지만, 소비자로부터 비난받아도 이익을 취하겠다는 입장을 보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기름값 논쟁을 보면, 정유사의 선택은 후자인 듯하다.
- 정유사는 "마진을 줄여도 기름값 인하폭이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아니, 그걸 정유사가 왜 판단하나. 소비자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 정유사는 1리터(ℓ)에 수십 원밖에 안 되는 적은 돈이라고 하는데, 한 번에 50리터 정도를 주유하게 되면 천 원이 넘는다. 1주일에 한 번 주유한다고 해도 누적되면 큰돈이다. 전체 소비자로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돈이다."
그의 비판은 언론으로도 향했다. 송 단장은 "적지 않은 언론들이 정유사 편을 들고 정부 비판하기에만 바쁘다, 정유사의 설명에만 익숙해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언론이 정유사를 눈치 본다는 뜻이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송 단장은 "사실을 확인할 수 없지만…"이라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기름값 조정 못 하면 정부 정책 신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