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에서 사르코지 역을 맡은 배우 드니 포달리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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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를 니콜라 1세로 풍자한 연작 소설 '베스트셀러' 사르코지를 다룬 영화 외에도 사르코지를 풍자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돼 화제다. 파트릭 랑보(Patrick Rambaud)의 <니콜라 1세의 정권 연대기>라는 책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2008년 1월 첫 출간된 후 매년 1월 후속편이 나왔고, 올해 1월에는 네 번째 책이 출간됐다.
1997년에 공쿠르문학상을 수상한 랑보는 모작, '파로디'(명작을 우습게 흉내 낸 개작시문), 풍자문에 강한 작가로 이미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마르그리트 뒤라스(Margeuritte Duras)를 모작하고 프랑수아 미테랑에 관한 책을 저술한 바 있다.
드골 장군을 루이 14세로 둔갑시킨 소설 <궁정, 왕국 연대기>(1961년 출간)에서 힌트를 얻은 랑보는 17세기에 회상록을 저술한 생-시몽 스타일의 문체로 이 책을 썼다. 작가는 2008년 1월 17일자 <르 포엥>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요새 매일 일어나는 일들을 마치 3세기 전에 일어났던 것처럼 서술했는데, 귀족 티라고는 전혀 나지 않는 사람들에게 가짜 귀족 티를 내게 하는 것은 종종 코믹한 현상을 자아낸다. 물론 인물이 거기에 맞춰져야 하지만, 사르코지의 장점은 어느 상황에도 어울린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랑보는 사르코지를 "전하", "우리의 귀중한 군주", "우리의 사랑하는 국왕" 등으로 지칭한다. 또한 사블레 공작(프랑수아 피용 총리), 다티 남작부인, 빌팽 공작, 발랑시엔느 공작(장-루이 보를루 전 환경부 장관), 오르세 공작(베르나르 쿠슈네르 외교부 장관) 등이 왕의 환심을 사기 위해 니콜라 1세의 주변을 맴도는 것으로 묘사한다.
이 책은 정통 문학책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익살극(farce)으로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고 말했다. 만족스럽지 못한 현실을 글로 마음껏 풍자하며 대리만족을 얻었다는 것인데, 이는 독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저자는 니콜라 1세가 권력보다는 돈(우리는 돈이 정치권력보다 영향력이 더 많은 세상에 살고 있다)에 관심이 많은 새로운 종류의 왕으로, 내년에 재임될지는 알 수 없지만 재선되지 않을 경우 분명히 국제적인 재계 업무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사르코지가 수많은 재벌들과 친밀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고, 가진 자를 옹호하는 정책을 쓰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랑보는 (나폴레옹이 조세핀의 얘기만 들었던 것처럼) 전 부인 세실리아가 사르코지에게 충고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었는데, 지금의 '브루니 공주'(사르코지 대통령의 현재 아내인 카를라 브루니)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