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의 출연배우들. 왼쪽부터 정우성(이정우 역), 수애(윤혜인 역), 차승원(손혁 역), 이지아(한재희 역), 김민종(김기수 역), 최시원(김준호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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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드라마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이하 <아테나>)(오후 10시 방송)은 2009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KBS <아이리스>의 '스핀오프(Spinoff)'다. 스핀오프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말하자면 한 뿌리의 드라마란 뜻이다. 그래서 <아테나>는 극 초반 김명국 박사를 망명시키는 작전을 시행하면서 전작 <아이리스>에 등장했던 홍승룡 박사를 언급해 두 드라마가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을 주지시켰다.
그렇기에 <아테나>를 설명하는 데 있어 <아이리스>를 빼놓을 수 없다. 전작 <아이리스>와 비교했을 때 <아테나>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스케일의 확장이다. <아이리스>가 남북 간의 긴장에 '아이리스'라는 국제조직이 끼어들어 3각 구도를 형성했다면, <아테나>는 '신형 원자로' 개발을 둘러싼 한국과 미국 및 북한, 국제조직 '아테나'의 대립을 통해 활동범위를 확장시켰다.
활동범위가 늘어난 만큼 해외 로케이션의 양과 밀도 또한 <아이리스>를 능가한다. 이탈리아, 하와이, 일본 등지에서 펼쳐진 화려한 액션신은 <아테나>의 규모를 자랑한다. 늙은 박사님 혼자 쓸쓸히 사무실을 지키고 앉아있었던 <아이리스>의 NSS와는 달리 <아테나>의 NTS는 무기개발부터 사체부검까지 전방위적 역할을 담당하는 과학수사실까지 갖추고 상주인구도 대여섯 명으로 늘려 좀 더 '그럴싸한' 티를 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스케일의 확장. 그것을 제외하면 <아테나>는 <아이리스>로부터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퇴보한 느낌마저 든다. 눈요깃거리는 확실히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스토리는 빈약하고, 캐릭터는 오리무중이며, 화면구성은 엉성하다. 그리하여 방영 10회 만에 시청률은 반토막이 났다. 떨어지는 것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왜'는 없고 '어떻게'만 있는 <아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