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냐의 왕 카를로스 1세
이상기
이러한 국내외적인 여건을 바탕으로 에스파냐는 제국으로 성장했고, 16세기에는 정치 경제적으로 유럽에서 가장 강성한 국가가 되었다. 당시의 황제가 카를로스 1세(1516-1556)와 펠리페 2세(1556-1598)이다. 이들은 16세기의 전후반기를 나눠 전 유럽의 절반을 통치했다. 당시 에스파냐는 이탈리아 남부,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그리고 체코로 이어지는 합스부르크 왕국, 네덜란드를 지배했다.
그러나 30년전쟁(1618-1648) 후 에스파냐는 점점 힘을 잃게 되고 영국과 프랑스에게 유럽의 패권을 넘겨주게 된다. 1800년 전후 영국과 프랑스가 국가의 통합, 산업화, 민주화, 식민지 확장을 통해 국력을 통일했다면, 에스파냐는 내부적 분열과 식민지 상실로 점점 더 몰락하게 되었다. 1873년 2월에는 자유당이 중심이 된 연방공화국을 선포하면서 에스파냐 역사의 현대를 맞이한다.
이때부터 에스파냐에도 산업화가 시작되어 농민들이 도시로 이주하기 시작한다. 1888년에는 노동자 농민을 대변하는 사회주의 정당이 생겨났고, 사회는 점점 더 복잡하고 불안해진다. 민족주의 계열과 사회주의 계열, 혁명파와 분리파 등 여러 정파의 이해가 엇갈려 정치가 안정되지 못했다. 1931년에는 사회주의자, 공화주의자, 급진주의자로 구성된 내각이 들어섰고, 1936년 총선에서는 우파인 국가전선이 좌파인 인민전선에 근소한 차로 패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