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삼성백혈병 충남대책위 등이 14일 오전 11시 고 김주현씨의 빈소가 있는 천안 순천향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삼성백혈병 충남대책위
이날 유가족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 재수사가 필요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유가족들은 "주현이가 근무 당시 화학약품취급에 따른 피부 발진 등의 부작용을 호소했을 때 회사에서 어떠한 조치를 했는지, 하루 12시간 이상의 장시간 근무 및 잦은 특근이 회사의 강압에 의해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또 "'3개월 추가약물치료 필요'라는 의사소견서를 보고도 곧바로 근무배치한 이유와 1차 자살 시도를 제지한 안전관리요원들이 이후 주현이를 밀착 보호하지 않고 곧바로 기숙사 방으로 인도한 이유 등을 해명할 것"도 요구했다.
친구들에게 "복직 앞두고 회사 가기 싫다" 유가족들은 이밖에도 "유가족들이 병원에 도착한 지난 11일 오전 삼성전자 인사 담당자와 산재 담당자 등이 유가족을 근처 모텔로 데려가 금전적 보상을 제시하며 장례절차를 서두르도록 회유했다"며 해명을 촉구했다.
김칠준 변호사(법무법인 다산)는 "경찰은 타살의 의혹이 없으니 수사가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다"며 "하지만 쾌활하고 건강한 사람이 1년 동안 어떤 고통을 당했기에 회사 복귀를 앞두고 고민했는지에 대해 복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인의 친구들은 "주현이가 평소 '상급자들이 밥도 안 먹고 일해서 밥을 먹을 수가 없다' '기숙사에 가도 식당이 없어서 과자로 때운다' 아침 9시부터 밤 10시∼11시까지 일한다'는 등 회사 생활에 많이 힘들어 했다"고 증언했다.
삼성전자 "고인은 화학물질 다루지 않았다" 삼성전자쪽은 최근 천안 사업장에서 직원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은 것에 대해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특히 김씨의 사망사건에 대해, 유족들이 회사가 사고를 충분히 미리 막을 수 있었다는 주장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회사쪽 관계자는 "사고 당시 복도 난간에 사람이 올라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곧장 기숙사 안전요원이 출동했다"면서 "이후 고인을 방으로 데려다 주었으며, 기숙사 해당 동을 맡고 있는 동장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동장이 이 사실을 듣고 난 후, 방으로 올라가 확인했을 때 이미 고인이 1층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봤다"면서 "이후 곧바로 병원으로 옮기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또 김씨가 일했던 공장 내부에서 화학물질을 다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김씨는 LCD 설비 수리 등의 업무를 맡으면서, 화학물질을 다루지 않았다"면서 "과거부터 가져왔던 피부병이 재발한 이후, 업무 수행의 어려움을 호소해와서 다른 부서로 조정해주기도 했다"고 회사쪽은 전했다.
그는 이어 "김씨의 죽음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으며, 회사는 장례절차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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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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