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로 번지는 '함바집 비리'... 감찰팀장 사직

식당 운영업자로부터 수천만원 수수 혐의... "나 청와대 사람" 실랑이로 구설수

등록 2011.01.10 09:21수정 2011.01.1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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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10일 오전 10시 15분]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찰팀장이 함바집(건설현장 식당) 운영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10일 사직했다.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이 사건으로 검찰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게 된 데 이어 이명박 정부로서는 악재가 겹친 셈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여환섭)는 함바집업자 유아무개씨로부터 "2009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찰팀장 배아무개씨에게 '아파트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달라'는 부탁과 함께 수천만 원 대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배씨는 보도가 나온 후 "2009년 초 이씨를 두 차례 만난 적은 있지만 돈을 받은 적은 없었다"고 하면서도 "청와대 직원으로서 이런 의혹을 받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를 들어 사직서를 제출했다.

감찰팀장은 '박영준의 사람'... "나 청와대 사람" 실랑이로 구설수

배씨는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선임 행정관으로서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서울시 파견 경찰관(경위)으로 근무한 뒤부터 지금까지 이 대통령과 연을 맺어왔다. TK(경북 의성 출신) 인맥에 S(서울시청) 라인으로 이른바 '박영준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배씨가 이끈 청와대 감찰팀은 MB정부 출범 당시에는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당시 기획조정비서관) 밑에 있었다가 박 차관이 물러난 뒤 민정수석실로 인원과 기능이 그대로 이동했다.


2009년 3월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사건이 터진 뒤에는 외부 사정기관의 협조까지 받아 400 여 명에 달하는 청와대 직원들을 뒷조사하는 '100일 특별감찰'의 책임자로 활약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배씨 자신이 부적절한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다.

2009년 6월 8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배씨는 같은 해 2월26일 서울 강동구 암사동 노상에서 차를 몰고 가던 중 앞차 운전자 A씨와 실랑이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느냐. 내가 어디서 근무하는지 아느냐? 내가 청와대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씨는 "청와대 얘기는 경찰서에서 조사 받을 때 신원 확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경찰은 배씨와 A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했는데, 검찰은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졌다"며 배 씨에게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배씨는 이 사건으로 정동기 당시 민정수석으로부터 구두경고를 받았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배 팀장의 사의는 당연하지만, 철저한 검찰수사를 주시하겠다"며 "경찰청장과 청와대 감찰팀장의 실질적 감독책임은 청와대이므로 책임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함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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