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성 센터장박희성 센터장은 요즘 정말 바쁘다. 무너진 센터의 신뢰를 회복하랴 실제적인 일감과 사업터를 찾아 다니랴 쉴 새가 없다.
송상호
오랫동안 안성의료생협 실무자로 일해 왔던 박희성 자활센터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하면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대상자들에게 실제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게 센터의 2대 과제다"라고 당면과제를 못 박았다.
신뢰 회복을 위해 투명한 운영시스템을 도입했다. 철저히 민주적 방식과 자활참여자 중심으로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지역사회와 일반시민과 대상자 간의 소통이 강화되었다. 박 센터장은 다년간 안성의료생협에서 근무하면서 쌓아온 조합 형태의 협동조합 운영 시스템의 노하우를 발휘하고 있다.
대상자들에게 실제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것, 그것은 대상자들의 성공사례가 많이 나올 때 가능하다. 성공사례가 나와야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줄 테니까. 박 센터장은 안성의료생협이 그동안 쌓아온 인적·물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왔다. 새롭게 거듭난 지 6개월 정도 된 센터에 실제적인 변화를 일구어 냈다.
이름도 안성지역자활센터에서
안성맞춤지역자활센터로 바꾸었다. 그렇게 이름을 바꾼 것은 안성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려는 취지다. 안성지역은 농촌도시인 만큼 현대식 농법을 통해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오이 농사, 선인장 같은 다육식물 재배 등의 영농사업단을 알차게 운영하고 있다.
자활센터는 가난을 함께 극복해가는 곳
"가난한 사람이 무언가 시작을 하려 해도 워낙 가진 것도 없고, 사회적 뒷받침도 없어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현실에 부딪쳐 좌절하는 경우가 많죠. 그러한 일이 자꾸 반복되면 무력감과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가난은 대물림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 봅니다. 우리 센터는 이것을 함께 극복하고자 합니다."
박센터장은 이렇게 말하면서 잠시 숙연해진다. 시종일관 경쾌하게 말하던 그도 앞의 말을 할 때만큼은 비장한 듯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 자활센터는 차상위 계층과 기초 수급자 분들에게 자활의 길을 터주는 곳이죠. 필요하다면 각종 자격증도 따게 하고, 기술도 익히게 하고, 각종 사업을 통해 창업자금도 적립하여 때가 되면 창업하는데 지원도 해줍니다"며 말을 잇는다.
안성센터는 '협동병원간병, 복지간병, 청소, 영농, 맞춤다육, 집수리, 인큐베이터, 맞춤근로, 시설도우미, 복지도우미, 자활도우미'등의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단다.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에겐 안성센터의 부설 취약계층 일자리 지원센터를 통해 일자리도 알선하고 있다고.
전국 245개의 자활센터가 여러분 곁에 있다누군들 가난하게 살고 싶어서 살겠는가. 어떠한 이유로든 그렇게 될 만한 이유가 있었을 터. 그런 그들에게 절실한 것은 잠시의 자선이나 동정이 아닌 자활일 것이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과 빈부격차로 인해 기회조차 얻을 수 없다는 상대적 박탈감, 그것들은 가난 그 자체보다 무서운 적일지도 모른다. 이런 그들에게 베풀기만 하는 복지보다 자활의 길을 터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