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7월 22일 KBS <뉴스9>에서 '일제 훈장을 받은 한국인 3300여 명 확인' 리포트를 하던 김용진 기자
KBS 캡처
기억에 남는 취재 순간을 물었더니, 2005년 석 달에 걸쳐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취재했던 <최초공개, 누가 일제의 훈장을 받았나> 편을 꼽았다. <KBS 스페셜>을 통해 방송됐던 이 보도에서는 일본 내각 상훈국의 서훈 재가 문서 천여 권을 정밀 검색해 일제로부터 훈장 받은 3300여 한국인 명단을 찾아냈고, 분석을 통해 어떻게 친일세력이 형성되고 어떤 성장과정을 거쳤는지를 규명했다. 사료적 가치뿐 아니라 친일행위자 명단 작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보일 때까지 파야 그게 언론인이지"새해를 앞둔 지난 30일, 폭설 보도로 유명해진 '눈사람' 박대기 기자를 비롯한 KBS 보도국 막내 35기 기자들이 성명을 냈다. 그들은 '사장님은 이제 결단하셔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KBS의 공정성이 의심받으면서 취재현장에서 겪었던 고초와 G20·4대강 보도 논란 등을 거론했다. 그들은 "우리들에게 더 힘든 것은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는 구성원들이 징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김 사장에게 '명예로운 퇴장'을 요구했다.
지금의 KBS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뭘까? 김용진 기자는 '정치적 독립성'이라고 말했다. 정권이 국정철학을 전파할 사람을 찾아서는 안 되며, 공영방송의 진정한 의미를 끌어낼 수 있는 사람으로 인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영방송 KBS를 지키려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고 내부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힘이란 참 미약하기 때문에 노조가 적극적으로 위기에 대처해야죠. 앞서 언급했지만 공영방송은 공적 자산이기에 꼭 지켜야 합니다. 법적인 효력이 있는 노조가 보다 조직화하고 보도나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야죠."그는 팀장에서 평기자로 강등된 뒤 다시 노조원 자격을 회복했다. 인터뷰를 마친 뒤 김 기자는 웃으며 "이래도 기자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정말 기자를 하고 싶다면 "치열하게 끈질기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잡놈이 하는 거야. 무식하게 해야 돼요. 품위 따위는 없어, 기자한테. 보일 때까지 파야지. 그게 취재고 그게 언론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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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홍보하는 KBS 없어져라? 절대 안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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