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대리에 살며 황태덕장을 운영하는 최용식(71)씨다.
조정숙
혹독하게 추운 겨울이라야 작업을 할 수 있어요추운 날씨 탓에 온 몸을 가리고 얼굴에는 마스크까지 덮어써 도무지 나이를 가늠 할 수 없는 분이 빠른 걸음으로 인부들에게 작업을 지시하시는 모습을 보고 다가가 말을 건넸다. 용대리에 살며 황태덕장을 운영하는 최용식(71)씨다.
"추운날씨에 작업을 하시네요.""추워야 할 수 있는 일인데 뭘~ 어디서 오셨나? "
"지나가다 보니 이 마을에 황태덕장이 많던데 규모가 어느 정도 되나요?""60년대에는 마을에서 네 집이 관리하는 2개정도의 덕장이 있었어요. 지금은 30여세대가 관리하는 6~7만평정도가 되지요. 마을 주민들 대부분 황태덕장을 하고 있는 셈이지요. 전국에서 나오는 황태의 60~70%가 이곳에서 나온다고 봐야죠. 기온이 뚝 떨어지자 작업을 시작했는데 오늘이 3일째인데 앞으로 보름정도는 더해야 할 거요.
요즈음은 작업하는 과정이 많이 좋아졌어요. 스물네 살부터 이일을 해 왔는데 지금 일흔 하나니까. 거의 50년 가까이 했죠. 처음에는 시설이 열악해서 고생 많이 했어요. 명태를 사다가 마을 앞 냇가에 담가두면 밤새 꽁꽁 얼어요. 다음날 아침 얼음을 깨고 덕대에 올려 말리곤 했는데 얼음을 깰 때 물이 튀어 얼굴이나 옷에 떨어지면 곧바로 얼어 고드름이 생길정도였으니까요. 얼었던 동태는 운반수단으로 물지게에 져서 옮겨 덕대에 걸었어요.
지금은 얼려있는 동태 갔다가 덕대에 걸기만 하면 되고 일하는 인부들이 있어서 예전처럼 힘들지는 않죠. 황태는 용대리에 효자 상품이에요. 예전에는 가장 낙후된 마을이었는데 황태 덕분에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소득 높은 우수마을이 되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