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교육청
이정희
더욱이 충남교육청이 곤혹스러운 점은 이번 평가의 대상 기간이 현 교육감이 보궐선거로 당선한 후 재임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라는 데 있다.
후보시절 역설하고 다녔던 "깨끗한 충남교육을 실현하겠다"라는 구호가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충남교육청의 당황한 기색은 역력하다. 평가 결과가 알려진 이후 도교육청이 일체의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비등한 여론에 비추어 보면 해명성 대책이라도 언급할 법 한데, '할 말 없음'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 과거 청렴도 평가 1위 당시에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것과는 아주 대조적인 현상이다.
결과가 발표되자 전교조 충남지부는 성명을 통해 "(이러한 결과는) 비리척결에 대한 교육감의 의지가 부족하여 얻게 된 불명예"라고 주장하고, "각종 부패 비리 추문에도 솜방망이 징계에 그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에도 소홀히 하였기 때문"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교육감에게 그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번 평가 결과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충남교육청의 한 인사는 설문 내용의 객관성이나 타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취합된 단편적인 설문결과를 가지고 마치 충남교육청이 비리의 온상으로 매도당하는 데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평가결과를 교육감과 연결시키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천안의 한 고등학교 중견교사는 "(충남교육청이) 실제로 부패행위가 만연하거나 객관적인 청렴도가 현저히 추락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2명의 전임 교육감들이 부패 추문으로 물러나는 과정을 경험한 교육구성원들이 현임 교육감에 대해 가졌던 개혁과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실현되지 못하자 그에 대한 실망감을 청렴도 평가라는 기회를 통해 표출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주변 교육계에서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면 편이다. 왜냐하면 청렴도 평가 최하위 점수를 기록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 내부 평가점수의 현저한 하락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즉, 평가의 특성상 내부자들이 후한 점수를 줄 수도 있었는데 외부평가 점수 못지않게 내부 평가 점수가 낮게 나왔다는 것은 내부의 여론이 떠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부의 여론은 왜 갑자기 지지를 철회하고 돌아선 것일까? 그에 대한 진단은 대체적으로 충남교육의 뿌리 깊은 고질적 병폐들과 함께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관성으로 굴러가는 정책, 교실에 오지 않는 교육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