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날 일출동짓날 아침, 점점 길어지며 일 년 동안 세상을 밝힐 동짓날 태양이 핏빛보다도 더 붉은 광명으로 솟아올랐습니다.
임윤수
어제의 태양과 별반 다르지는 않겠지만 동짓날이기에 일출을 기다렸습니다. 두 눈 동그랗게 뜨고 발걸음 서성이며 바라보는 하늘엔 안개가 자욱합니다. 동녘하늘과 맞닿아 있는 안개 자욱한 도솔산에서 눈꺼풀을 껌벅이듯이 동짓날 태양이 솟아오릅니다.
짙은 안개 훠이훠이 젖히며 솟아오른 동짓날 일출일 년 동안 밝혀야 할 세상을 빠꼼히 들여다보듯이 실눈썹 같은 모양으로 떠오른 태양은 거침이 없습니다. 하늘을 가렸던 안개를 훠이훠이 젖혀가며 세상을 향해 광명을 쏟아냅니다.
지난 여름, 하지(夏至)를 정점으로 조금씩 사그라지듯이 점점 짧아지다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어둠속에 있어야 했던 어제의 태양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듯 다시금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짓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