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전망대의 키릴로스와 메토디오스동상
최지혜
전망대 꼭대기에는 두 남자의 동상이 세워져있다. 십자가를 들고 있어 러시아의 정교회와 관련된 동상인 줄 알겠지만 그게 아니다. 이 동상의 주인공은 키릴로스와 메소디오스라는 이름을 가진 한 형제이다.
현재 러시아에서 사용하고 있는 문자인 키릴문자는 글라골 문자에서 갈라져 나온 것이며, 그 글라골 문자를 고안해낸 사람이 동방 정교회의 선교사 성 키릴로스와 그의 형 성 메토디오스이다. 이 형제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이곳에 동상을 세우게 된 것이고, 십자가를 들고 있는 이유는 이들이 로마 가톨릭 교회와 동방 정교회에서 모두 성인으로 추대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이들이 글라골 문자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부정하는 이론도 있다고 하는데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 동상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전망대 아래 계단을 내려가면 작은 기념품가게가 있다. 인형안에 인형, 그 안에 또 인형이 반복되서 알까기 인형이라고 불리우는 마트로시카 인형을 비롯해 털모자, 액세서리 등 다양한 러시아의 기념품들을 둘러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곳 사장님이 한국말을 아주 잘 한다는 것이다. 체구도 우리보다 한참 큰 서양인이 어린 아이처럼 어설프게 한국말을 해대는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절로 난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블라디보스톡에서 기념품 가게로 추천할 만한 곳은 이곳과 굼백화점 뿐이라고 한다. 다른 곳들은 값싼 중국산들이 판을 치고 있다고. 본인도 지인들에게 선물할 마트로시카 인형을 3개 샀다. 오늘 서울로 돌아오는 배에 올라야 하는데 터무니 없이 많이 남은 루블화도 처리할 겸.
잃어버린 땅, 그리고 고려인의 터전을 기념하는 신한촌기념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