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정부의 기후변화 협상대표단들! 제발 우리 같이 좀 살자지난 3일, 칸쿤해변가에서 협상대표단을 비난하는 옥스팜의 퍼포먼스
옥스팜(oxfam)
오히려 '위키리크스'의 외교문서 공개 파문을 보면, 미국은 현재의 UNFCCC 체제에 쉽게 합류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특히 교토의정서와 같이 의무 감축에 대한 국가별 할당을 제시받는 방식은 더욱 그렇다. 오히려 개별 국가들과 로비를 통해서 전체 회의 자체에 혼란을 주고 있다. 전 세계가 새롭고 분명하며 공정한 협상문을 도출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보다는, 개별국가의 자발성에 기초한 기술적 해결 방식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 협상대표단 조나선 페싱은 "합의점 도출을 위해서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위키리크스'에 의하면 실제 협상장 뒤에서는 개별국가들과의 로비를 통해 전체 협상 테이블을 뒤흔들어놓고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은 기후변화 협약 하에서는 개도국의 위치이지만 2009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 2위를 자랑하는 초대형 온실가스 배출국가이다. 작년 코펜하겐 기후회의가 실패로 끝난 후, 중국은 '기후회의가 열리는 내내 협상을 방해했다'고 비난받았다. 만일 교토의정서가 연장되어 현재와 같은 선진국과 개도국의 지위가 유지된다면 중국은 여전히 감축의무가 없다. 따라서 중국은 G77(개도국 모임)과 손을 잡고 철저하게 선진국과 대치중이다.
중국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지만 개도국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중국도 감축의무를 지는 방식으로 협상이 타결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중국과 G77(개도국 모임)의 철저한 연대는 이 상황을 타계하기에 좋은 연대는 아니다. 개도국의 입장을 대변하기에는 중국의 배출량이 너무 많고, 경제적인 영향력 또한 너무 크다.
따라서 중국은 다른 개도국들과는 다른 뭔가 특별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은 현재 철저하게 개도국을 대변하는 수장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스스로 나서지 않고 있는 현재로서는 달리 뚜렷한 정치적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이 총체적 난국을 어찌할 것인가그렇다고 UN에 기대할 수도 없다. 오히려 UN체제는 여러모로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코펜하겐 회의에 참가한 당사국만 192개 국가로 1국가 1표라는 UN의 원칙과 UN 기후협약 자체가 만장일치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현재와 같은 UN 체제 하에서는 협상이 타결되기 어렵다. 특히 선진국들은 UN의 체제가 너무 무겁고 어렵기 때문에 G20과 같은 주요국가 모임에서 기후변화 협약을 논의하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그러나 UN에 가입한 대부분 당사국들은 개도국이기 때문에 선진국들의 이러한 주장은 현실성이 없다. 또한 G20과 같은 모임과 같에서 기후변화 협상이 논의된다면, 기후변화의 문제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여 개도국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목소리를 대변하기 어렵다. 어찌되었던 UN도 역시 현 상황을 타계할 정치적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 역시, 중국과 미국이 포함되지 않는 새로운 감축방안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협상 초반에 일본이 2013년 이후의 교토의정서 체제에 대해서 거부한 것도 그런한 맥락이다. 온실가스 최다 배출량 1,2위 국가를 끌어들이지 못하는 '포스트 교토' 감축 체제에서는 자신들만 피해를 볼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또한 유럽연합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작년 코펜하겐에서 초반 협상을 주도한 유럽연합은 정치력을 결국 발휘하지 못했고, 오히려 협상 후반부에는 미국과 베이직(BASIC. 브라질·인도·중국·남아공)국가들이 그들만의 밀실 정치협상을 통해 '코펜하겐 협정문'을 도출해냈기 때문에 유럽연합의 정치적 영향력과 협상력이 더욱 약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칸쿤으로 모여든 각국 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