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비와 만두아내가 가장 자신있게 만드는 요리.
조상연
대로변 김밥집도 망해 나가는 판에 별나게도 아내가 손을 댄 김밥집은 잘 됐다. 가만히 옆에서 하는 것을 보니 손님들이 밥이 모자란 듯하면 밥 그릇 뺏어가 다시 수북이 담아내 주고 찬도 다시 챙겨주고 저래서 뭐가 남나 싶을 정도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고 도저히 아내의 건강에 더는 일을 할 수가 없어 식재료를 대주시는 분이 인수를 하셨다. 재료 소비하는 것이 대로변의 제법 커다란 김밥집 이상으로 가져다 쓰니 딴에는 횡재했다 싶었나 보다.
인수한 지 보름이 지났는데 이 양반이 돌아다니며 아내를 사기꾼이라고 떠들고 다닌다. 아니 누가 억지로 하란 것도 아니건만 그렇게 많던 단골이 보름 만에 모두 떨어져 나간 것이다.
그래서 아내가 왜 그런가 하고 3일을 함께 일을 해봤더니 우선은 쌀을 너무 싼 것으로 사용하니 밥맛이 없고 김치도 중국산을 사용하니 좋을 리가 없었다. 음식 장사는 넉넉한 인심이라 했던가? 젊은 장정이 밥 한 공기가 어찌 대수랴? 밥 한 공기가 더 나가도 악착같이 돈을 받아내고 지나가던 노인네 배는 고프고 돈은 없고 김밥 한 줄만 달라면 김밥 대신에 소금을 한웅큼 뿌려대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