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원의 안타까운 대정부 '시위'

빈곤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정부정책 현실성 갖춰야

등록 2010.12.06 15:59수정 2010.12.0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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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강명순 한나라당 국회의원(보건복지가족위원회)이 지난 3일 국회의원으로서 빈곤 아동과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지 못 죄책감을 느낀다며 머리를 삭발하려다 주위의 만류로 짧게 컷트를 쳤다고 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으로 내년도 예산 심의를 하며 빈곤 아동청소년을 위한 예산, 구체적으로 빈곤방임아동 재가서비스사업, 청소년자활지원 사업, 아동학대예방 및 보호지원 증액, 청소년돌봄사업(전용공간지원센터) 등의 예산 반영을 위해 노력했으나 정부의 무관심과 복지 예산 편성 불합리성의 관행앞에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여당 의원이 정부와 대통령을 상대로 일종의 시위를 한 셈이다.

 

정치적 이슈와 화두를 가지고 당리당략에 매몰하고 있는 국회 현실에서 빈곤 계층, 특히 가난한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정부 정책의 구체적 수립과 예산 반영을 줄기차게 호소하는 강 의원의 행동은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 자신 사회복지 전문가로서 일생을 빈민과 취약 계층 아동청소년을 위해 노력해 온 사람이기에 준삭발 행동이 일종의 '쇼'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을 뿐더러, 입만 열면 청소년은 미래의 주인공이라면서 그 꿈나무인 아동과 청소년들을 위한 정책에는 나몰라라 하는 국회와 정부의 무책임한 청소년정책 변방 취급은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강 의원은 우리나라 아동복지 예산이 영유아보육예산의 1/15, 노인복지의 1/22, 장애인복지의 1/5 수준이고 2010년 보건복지부 아동 예산이 1699억여원으로 복지부 전체예산의 0.51% 수준 (2011년 복지부 전체예산 : 33조 5541억여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빈곤 아동들이 아동복지시설에서 한끼에 주식, 부식, 간식비를 합쳐 해결하는 금액은 고작 1,235원이라 한다. 이런 상황에서의 보건복지부의 아동 예산이 이 수준이면, 청소년육성 정책을 전담하는 여성가족부의 예산이 정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될지는 안 봐도 뻔할 일이다.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정책, 빈곤 아동과 취약 청소년을 위한 정책은 이제 변방 정책에서 탈피해 미래 창의적 복지선진국가를 일구는데 초석을 다지는 중요한 국가 우선 정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제2의 강 의원, 제3의 강 의원이 사회복지와 청소년계에서 계속 배출되어야 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창의인성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체험활동'을 내년부터 정규 교과과정으로 시행하겠다는 것도 공부는 잘하지만 자기만 알고 인성이 결여된 사람이 아닌, 공부는 잘 못하지만 남을 배려하고 인격의 수양을 바탕으로 엉뚱하지만 창의적인 사고를 가진 청소년을 육성하겠다는 것인데, 정작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예산은 등한시하면서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그들이 미래의 주인공이라며 변죽만 울리는 정부와 아예 관심조차 없는 국회의원들이 있는 한 우리 빈곤 아동과 청소년문제는 계속 찬 밥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강 의원이 자른 머리카락이 빈곤 아동과 청소년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무관심에 대한 단절과 새로운 희망의 꽃으로 자라길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 뉴스>에도 실렸습니다.

2010.12.06 15:59ⓒ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신문고 뉴스>에도 실렸습니다.
#강명순 #빈곤 아동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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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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