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보온병 폭탄' 망신살, KBS는 침묵

[민언련 브리핑] MBC·SBS 보도했지만 KBS는 보도 안 해

등록 2010.12.02 21:16수정 2010.12.02 21:19
0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보온병'을 들고 '포탄'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YTN '돌발영상'을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다음날인 24일, 야전잠바를 입고 연평도를 찾은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한나라당 의원들은 연평도 현장을 둘러보던 중 바닥에서 검게 그을린 쇠통 2개를 들고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이라고 발언하며 민가를 포격한 북한을 규탄했다.

 

옆에 있던 황진하 의원은 "이게 아마 76mm포 같고, 이건 아마 122mm방사포 같네요"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안 대표가 들었던 것은 포탄이 아니라 '보온병'인 것으로 밝혀졌다.

 

네티즌들은 안 대표의 '보온평 포탄' 발언을 거세게 비판하며 각종 패러디를 만들어 내고 있는데, '행방불명'으로 군대를 면제받은 안 대표의 이력을 거론하며 김춘수의 시 <꽃>을 패러디 해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보온병에 지나지 않았다" 등의 표현으로 안 대표의 행동을 비꼬았다.

 

특히 안 대표는 지난달 29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금이라도 전쟁이 발발한다면,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입대해서 같이 싸우겠다"는 등의 발언을 해 '병역비리 정치인의 안보쇼'라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다.

 

KBS, 안상수 대표 '보온병 포탄' 논란 보도 안 해

 

논란이 거세지자 한나라당 관계자는 지난 달 30일 "(일명 '보온평 포탄'은) 방송 기자들의 요청으로 한 연출"이라고 반박했다. 다음날인 1일 <동아일보>는 한나라당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그림'을 '연출'하다가 빚어진 실수인데 전후 과정을 밝히지 않은 채 방영한 것은 방송윤리상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보도했다. 이에 국회 출입 TV카메라 취재단은 동아일보 사옥을 방문해 항의하며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24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연평도 방문을 보도하며 문제 화면을 그대로 방송했던 KBS는 '보온병 포탄' 논란이 크게 일어났음에도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SBS는 11월 30일 관련 내용을 보도하며 "큰 일이 생기면 일단 뭔가 보여주려는 과장된 언행, 이로 인한 실수와 혼선, 정치인들의 신뢰를 더 잃게 하고 국민들을 더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MBC는 12월 1일 기자들이 <동아일보>에 정정보도를 요청한 사실을 다뤘다.

 

SBS의 보도 <보온병 들고 "포탄">는 "연평도를 방문했던 정치인들이 현장에서 내뱉은 실언이 알려지며,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며 "이런 중한 시기에 신뢰가 아니라 실소를 준 정치인들을 보도한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이어 보도는 '보온병 포탄' 발언을 한 안상수 대표와 검게 그을린 소주병을 들고 '폭탄주'라고 발언한 송영길 인천시장의 모습을 비췄다. 이어 보도는 "인천의 한 지역구 의원은 아수라장 현장에서 포탄 잔해를 주워와 국회에서 공개했다"면서 "나름대로의 취지는 이해되지만, 군 당국의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점을 감안한다면 눈길 끌기 경쟁으로 비쳐질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보도는 "일부 의원들은 연평도에서 보초를 서겠다, 자진입대 하겠다는 식의 지켜지지도 않을 인기 발언에 나섰다"며 "큰 일이 생기면 일단 뭔가 보여주려는 과장된 언행, 이로 인한 실수와 혼선, 정치인들의 신뢰를 더 잃게 하고 국민들을 더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MBC 보도 <안상수 '보온병 포탄'이 연출? 파문 확산>은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불에 그슬린 보온병을 보고 포탄이라고 말한 동영상이 계속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며 "한 신문이 이 영상이 연출됐다고 보도하면서 해당 카메라 기자가 정정보도를 요청하는 등 파문은 더 커지고 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안 대표의 '보온병 포탄' 발언 모습을 비추고 "파문이 확산되자 한나라당이 해명 자료를 돌렸다"며 "동행한 방송 카메라 기자가 안 대표에게 '포탄'을 들고 포즈를 취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이어 "<동아일보>는 이 주장대로 영상이 연출됐다고 보도"했고 "현장을 취재한 카메라 기자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동아> 측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또 MBC는 "민주당 등 야당도 병역 미필자인 여당 대표가 언론 탓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며 "단순 착각이 빚은 해프닝일 수 있지만, 여권 수뇌부에 병역 미필자가 적지 않다는 사실까지 불거지면서 한나라당이 적잖이 당혹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2010.12.02 21:16ⓒ 2010 OhmyNews
#안상수 #보온병 #포탄 #방송보도
댓글

민주사회의 주권자인 시민들이 언론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인식 아래 회원상호 간의 단결 및 상호협력을 통해 언론민주화와 민족의 공동체적 삶의 가치구현에 앞장서 사회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 4 일본군이 경복궁 뒤뜰에 버린 명량대첩비가 있는 곳 일본군이 경복궁 뒤뜰에 버린 명량대첩비가 있는 곳
  5. 5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