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에 항의하다 재벌 2세에게 '야구방망이 폭행'을 당한 탱크로리 기사 유홍준씨. 폭행 당시 휴지뭉치로 입이 막혀버린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권우성
- 10월 18일 폭행 당시 상황을 정리해서 말해 달라. "오후 2시경 M&M 사장(최철원)과 만나기로 했다. 더 이상 탱크로리운전을 할 수 없다고 했기 때문에 이 회사가 차량을 인수하자고 했고, 나는 협상하려는 줄 알고 나갔다. 처음에는 옥상으로 데려가서 '몸수색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 그러자고 했다. 3층으로 내려와 핸드폰과 지갑, 차량 열쇠를 뺏더니 무릎 꿇고 앉으라고 했다. 그리고 폭행이 시작됐다."
- 사무실에 왜 순순히 들어갔나. 사전에 험악한 분위기를 몰랐나. "그런 느낌이 없었다. 옥상에서도 이야기를 잘 나눴다. 하지만 3층 사무실에 들어서자 급변했다."
- 무릎을 꿇으라고 했는데, 왜 반항하지 않았나."그때 난 자존심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모친도 편찮으시고 오랫동안 싸웠기 때문에. 사무실에 들어서니 의자를 원형으로 놓았는데, 가운데 가서 무릎을 꿇으라고 했다. 공포스러웠다."
- 때린 사람은 최철원 전 대표 혼자인가."맞다. 무릎 꿇고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는데, 운동화를 신은 사람이 들어왔다.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들어오자마자 발길질로 가슴을 뻥 차더라. 숨이 턱 막혔다. 주먹으로도 가슴을 때렸다. 도저히 숨을 쉴 수가 없어서 웅크리고 있었다."
- 엎드리라고 명령한 사람도 최 전 대표가 맞나. "때린 사람이 갑자기 '엎드려'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야구방망이 1대당 100만 원씩이다'고 하더니 폭행이 시작됐다. 때리면서 '숫자를 세라'고 말하더니, 나중에는 소리가 작다고 더 크게 하라고 고함도 쳤다."
- 폭행은 그것으로 끝났나."아니다. 5~6대 맞고 도저히 못 맞겠다고, 살려달라고 울부짖으니까 야구방망이 손잡이 쪽을 보여주며 '여기 손때가 뭔지 아느냐, 야구장에서 생긴 게 아니라 여기 사무실에서 생긴 거다'라며 10대를 다 때렸다. 이후에 '1대당 300만 원'이라며 3대를 더 때렸다. 이후 일으켜 세워서 뺨을 한 대 때리고, 두루마리 휴지 뭉치를 강제로 입에 집어넣더니 주먹으로 세게 쳤다. 입안이 터지고 살점이 떨어져 피가 줄줄 나왔다."
"현장에 있던 6~7명, 말리기는커녕 말도 한마디 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