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에 따라 오젓,육젓,추젓을 골라서 구입할 수 있다
김혜원
점차 직접 김치를 담가 먹는 가정이 줄고 있다는 요즘이지만 여든을 앞둔 친정엄마가 치는 최고의 반찬은 단연 손수 담근 김치입니다. 수시로 다양한 계절 김치를 담가 드시기도 하지만, 매년 초겨울 무렵 연중행사로 치르는 김장은 그 의미가 대단하지요.
김장 후 김치 항아리만 몇 개 땅 묻어 놓으면 아무리 혹독한 겨울이 와도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다는 엄마. 일 년을 별러 담는 김장이기에 김장에 들이는 정성 또한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대가족 시집살이를 했던 40~50년 전 만해도 100포기 200포기는 일도 아니었다지만 요즘 들어서는 시집간 세 딸들에게 나누어 줄 김치까지 담는다고 해도 50포기 이상 김장을 하는 가정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서구화되는 입맛에 김치에는 손도 대지 않는 아이들이 늘어가다 보니 김치 한 통을 가지고 한 달씩 먹는 가정도 적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래저래 엄마도 올해는 김장 배추 양을 확 줄였습니다. 먹는 양이 줄기도 했지만 가을 가뭄 탓에 배추가 예년에 비해 속이 덜 차고 웃자란 데다가 가격마저 올라 당신 마음에 썩 흡족하지 못하다는 이유지요.
일 년에 한번 당신의 멋진 음식 솜씨를 발휘할 수 있는 김장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 엄마에게 바쁘다, 천천히 하자, 올해는 파는 김치가 싸니 사먹는 게 남는 것이 라는 등의 핑계는 먹히지 않습니다. 젓갈을 사러 내일 소래에 가자고 하면 무조건 가야하는 것이지요.
전쟁 세대 어머니의 담담함 "전쟁 나믄 밥 안 먹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