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활동가들이 수상식장에서 다른 참가자들과 어울려 삼성반도체 문제를 홍보하고 있다.
전희경
다음은 공유정옥씨와 일문일답이다.
- 미국에서 진보라디오와도 인터뷰하고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이번 여행일정, 함께 온 분들, 산업안전보건상 수상에 대한 생각을 알려달라."나는 취약한 산업보건문제를 공론화하고 산재당한 노동자들의 보상을 위한 운동을 하고 있고 그 운동의 일부일 뿐이다. 이 상은 반올림이 받아야 할 상이다. 이번 여행은 수상식에 참가하는 것 이외에 산업안전보건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국제연대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5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서 6일 덴버로 와서 지역라디오인 KGNU 진보라디오와 인터뷰를 했고, 미 보건학회에 참석하여 청원서 서명도 받고 우리의 활동을 알려나가는 중이다.
10일에 다시 산호세 실리콘 밸리로 돌아가 그 주변의 단체와 학교를 방문하여 네트워크를 만들고 19일에 한국으로 돌아간다. 함께 온 사람들은 한국노동보건연구소 부산 상임활동가 이숙견씨와 인천의 건강한 노동세상 상임활동가 장안석씨다."
- 반올림의 최근 활동에 대해서 말해달라. "삼성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싸움은 2007년 3월 6일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죽음으로 시작되었고, 피해자 및 가족을 포함 여러 시민단체가 결합하여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를 만들어 공론화 노력을 해왔다.
다치지 않고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피해자들과 만나고 공단과 삼성앞 시위도 하면서 잡혀가기도 하고 그랬다. 지난 봄 박지연씨의 죽음 이후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제보도 늘었고 참여연대 등 함께 하려는 단체와 사람들도 늘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세계적 화두가 되면서 환경정의, 좋은기업센터, 한국여성노동자회, 참여연대가 기흥공장 노출평가 보고서 언론브리핑을 했다. 언론과 학계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국제연대의 기회도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국제 반도체 및 전자산업전시회가 열린 킨텍스 앞에서 시위를 했고, 11월 초에 있었던 서울대 보건대학원 국제 심포지움에 참석했다."
-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삼성노동자 31명이 사망했다. 2010년 10월 현재 삼성 직업병 피해자는 100명에 이른다. 계속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 삼성은 삼성건강연구소를 설립하여 직업병 인정을 방해하는 연구를 시작하였고 대형 로펌 율촌과 함께 산재 행정소송에 대응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은 직업병 피해노동자들을 매수하여 산재신청을 포기하게 하는가 하면 가족이나 친구들이 현재 삼성에서 일하며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언론이나 반올림과 접촉을 하지 말라며 회유해왔다. 이에 맞서 앞으로도 피해자를 발굴하고 지역활동을 강화해서 판을 넓혀갈 생각이다."
- 중립적인 산업안전보건 입장이란 없다고 했는데, 정부가 무엇을 해야하는지."한국정부 산하 산업안전공단은 작업환경측정에 해당되지 않는 몇몇 발암물질도 조사했지만, 73% 화학물질은 언제 작업장으로 들어왔는지 성분은 무엇인지 관리도 안되는 실정하에서 노출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은 엉터리 역학조사로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반도체 5라인에서 사용되는 99종 화학물질 중 법적 작업환경측정으로 커버되는 화학물질은 27%일 뿐이다.
또한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근거로 산재승인을 거부했다. 지난 산재보상법 개악 때 시행규칙에 있었던 '개인질병이 아니라면 업무상질병으로 보아야 한다'는 문구가 사라졌다.
이번달에 산업재해 특별소위가 국회내에 산업재해법과 관련한 토론회를 연다. 뇌심혈관계 질환 산재 신청자 중 88%가 불승인된다.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노동자 생명이 우선되어야 하며 최대한 관리감독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