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전시장 안의 모습광주비엔날레의 전시장의 모습이다.
송은정
전시장 안에서는 그 때의 사진을 찍을 당시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어, 사진들을 보다보면 처음에는 머리가 짧았다가 점점 길어져 가는 머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현대예술의 한계가 무엇인지, 작품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던 이 작품은, 원래 예술은 이렇게 고난과 광기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하여간 이 작가 스스로 실험한 노력과 성과는 놀랍기도 했다.
다른 작품으로는 5·18민주화항쟁 때 죽어가던 사람들을 그림으로 형상화해 놓았던 것도 있었고, 현대 예술의 총아를 보여주는 거대한 멀티미디어 작품들도 많았다. 2차원적인 평면의 공간에서부터 3차원적인 입체의 공간까지 소재와 주제에 구현받지 않는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가장 쇼킹했던 것 중의 하나가 1000(Thousand), 2009 필립로르카 디코르시아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1000장의 폴라로이드 사진들을 집대성해 놓은 것들로 전시장 한 개를 아예 통째로 차지하고 있었다. 작가의 지난 25년에 걸친 사진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전시장 벽에 작은 폴라로이드 사진들이 단절 없이 계속 이어진다.
저와 동행인은 이 방대한 규모에 질려 작품 몇 개를 보다가 전체 작품 보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그의 이미지에 대한 일종의 자서전이라고 하는데, '내 외장하드에 있는 이미지들을 뽑으면 이 전시할 수 있겠구나'라는 황당무계한 생각을 하면서, 동행인과 낄낄거리기도 했다.
모든 작품들의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광주비엔날레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작품들을 간단히 사진으로도 볼 수 있어 좋다. 세계적인 수준의 작품을 보면서 내면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기발한 상상으로 가득했던 광주비엔날레. 내년에는 다른 지방에 사는 블로거들에게도 많은 관람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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