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KBS 제1 라디오 아침 프로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를 진행할 때의 모습.
KBS
신임 비서실장인 백운기 기자가 김인규씨의 KBS 입성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김인규 사장 첫 출근 때 어떤 활약을 했는지는 '
증언 39'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반복하지 않겠다.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점은 백운기 기자도 지난 두 번의 '증언'에서 이야기한 속칭 '수요회' 모임에 참석했다는 점이다.
그 '수요회' 모임에 참가한 명단을 보면, 참 희한하게도 "다 모였구나"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 모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고대영 전 KBS 보도국장(현 해설위원장)은 당시 이일화 보도본부장으로부터 호된 책망을 들었다고 나중 전해 들었다.
'수요회' 모임이 알려진 당시에도 그랬지만, 모임 참석자들은 이날 모임이 조직적인 것도 아니고, 김인규씨를 KBS 사장으로 옹립하는 그런 모임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 '수요회' 자리에 참석한 어느 기자가 당시 보도본부 게시판(익명게시판)에 올린 글에도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다.
4월 16일(수) 저녁 7시 경부터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해 나중에는 30여 명의 선후배 동료 기자들이 모였다. 기수 별로는 20 기수까지 몇 명씩 고르게 참석했고, 현직 팀장도 2명이 참석했다. 특임 본부와 노조 측에서도 관계자 1명씩이 참석했다. 임시 진행자는 당일 모임의 취지에 대해 "최근의 회사 사정에 대해 기탄 없이 얘기를 해보자는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특임본부 측 관계자로부터 최근 KBS 안팎의 사정과 방송계 현안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그는 KBS가 경영은 물론 최근 진행되고 있는 방송 통신 구조개편 과정 등에서도 전반적으로 대단히 어렵다는 내용으로 요약해 설명했다. 이어 노조 관계자로부터 최근 노조의 동향 등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다 아시는 내용이다. 그리고 나서 회사 문제 등 아무 얘기나 기탄없이 개진되었다. 회사 경영위기 등과 관련해 기자들의 서명을 별도로 받아 성명서를 발표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그 형식과 내용, 방법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의견이 개진됐다….
'수요회'가 마치 조직화된 모임이고 지속적으로 활동을 해 온 것처럼 비하 회자되고 있는데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각설하고요, 문제는 그 동안 4-5년 사이에 누적 적자가 2천 억 원 가량에 이르고 오는 6-7월이면 회사 운영 자금도 바닥이 난다는데 사실인가? 기자들이 일만 열심히 한다고 월급은 받아 먹고 살 수 있을런가?…거짓을 버젓이 이야기한 KBS 기자이 자리에 당시 '정연주 퇴진'에 올인했던 11대 노조(위원장 박승규) 대표가 참석하여 '최근 노조의 동향'에 대해 설명했으며, 그 내용은 '다 아시는 내용'이라 했다. '다 아시는 내용'은 노조의 '정연주 퇴진' 운동이었을 터다. 거기에다 '기자의 서명을 받아 성명서를 발표하자'는 얘기도 있었다니, 이건 그냥 회사 걱정만 한 '우연한 모임'은 아니었다.
지난 '증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특히 이 글의 마지막 부분은 참으로 악의적인 거짓이었다. 내가 사장으로 취임하기 직전인 2002년 말 KBS의 이익 잉여금은 3955억 원이었다. 이익 잉여금은 한국방송 공사 설립 이후 현재까지 발생한 이익 또는 손실의 총합계를 나타낸다.
그러기에 나의 재임 동안 이익 잉여금이 늘어났으면, 총체적으로 흑자가 발생했다는 것이고, 이익 잉여금이 줄어들었으면 적자로 그만큼 까먹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2007년 말 결산 이후 이익 잉여금은 4144억 원이었다. 그러니까 5년 재임 기간을 통틀어 보면 189억 원의 이익 잉여가 늘어났던 것이다.
물론 5년 동안 어느 해는 적자가 있었고, 또 어느 해는 흑자가 있었다. 그 모두를 통틀어 보니, 이익 잉여가 189억 원 늘어났던 것이다. 그런데도 "4~5년 동안 누적 적자가 2천 억 원 가량에 이르고 오는 6~7월이면 회사 운영 자금도 바닥이 난다"고 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거짓과 흑색 선전이었다.
이런 인물이 기자랍시고 그동안 기사를 써 왔으니, 얼마나 엉터리 기사를 많이 썼을까, 걱정이 되었다. 이런 인물이었으니, 윗글에서 주장한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신뢰성은 없어지기 마련이다. 그런 생각은 나만 한 게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이 글이 보도본부 게시판에 오르자, 바로 이를 공박하는 글이 올랐다.
사전에 특정 범주의 인물들에게 참여를 권유했고, 해당 동기의 대표성을 부여받지도 않은 사람들이 기수 별로 고르게 참석했고, 현직 팀장과 특임 본부, 노조 측이 참여했고, 일반 직원들 대부분이 알지 못하는 시간과 장소에 모여서회사의 중요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모임이 사조직이 아니고 무엇인가.백번 양보해도 특정 사조직이 출범하는 전형적인 코스를 답습하고 있다.그렇게 떳떳한 모임이라면 내가 왜 몰랐을까.회사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기꺼이 참석했을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