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자 순대 집 내부.
임현철
콧방귀가 부끄러웠던 살살 녹는 '모듬 순대'오후 2시 30분 점심시간을 훌쩍 지난 시간임에도 자리는 꽉 찼다. 자리를 잡고 일행이 시킨 건 모듬 순대 작은 것과 순대전골이었다.
배추 겉 저리, 양파, 된장, 새우젓, 맛소금, 싱건지 등이 밑반찬으로 깔렸다. 전라도에서 익히 보아왔던 푸짐한 밑반찬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맛에 실망하지 않을 거"란 소리에 콧방귀를 뀌었다.
순대가 나왔다. 사실 난, 순대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순대를 집어 입에 넣었다. 어, 너무 부드러웠다. 입속에서 살살 녹았다.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맛이었다.
양이 적은 순대 모듬을 주문한 주최 측이 야속했다. 꼭 먹다가 만, 시쳇말로 화장실에서 큰 거 본 후, 뒤를 닦지 않은 느낌이랄까? 다행이도 '순대전골'이란 후속타가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