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둥어말려 먹어도 맛 있고, 회로 먹어도 맛이 있다는 망둥어
박병춘
대전에서 당진까지 새로 난 고속도로로 접어드니 예산까지 1시간도 안 걸렸다. 예산을 지나 홍성 남당리까지도 막힘없이 길이 뚫려 일사천리로 도착했다. 남당리 바닷가는 마침 썰물 때라서 낚시꾼들이 망둥어를 잡으려고 입질 좋은 곳에 몰려 있다.
"여기는 망둥어 밭이유. 좀 전에 낚시 왔는디 한 번 볼튜?"카메라를 들이대는 내게 한 조사가 낚은 망둥어를 자랑스럽게 보여준다. 양동이에는 스무 마리쯤 되어 보이는 망둥어가 몸을 포개고 있다. 그 중에 아직 숨이 남은 망둥어가 퀭한 눈으로 노려보더니 발버둥을 친다.
"요거 쫀득쫀득하게 말려서 먹으믄 끝내주지요. 회로 먹어도 맛있어요. 망둥어 회 한 번 먹어 볼튜?"옹기종기 모여 소주 한 잔을 곁들이고 있는 태공들이 후한 인심을 선사한다. 그 인심을 받아들이고 싶었으나 망둥어 대가리가 접시에 잘린 채 달랑 남아 있는 바람에 살며시 뒤로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