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불 16시간만에 진화...헬기 야간투입 못해 피해 커

마천면 추성리 두류봉, 9일 낮에 진화 완료...탐방객이 불 낸 것으로 추정

등록 2010.11.09 14:46수정 2010.11.0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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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국립공원 지리산 두류봉(해당 1300m)에 산불이 발생해 16시간이 걸려 완전 진화됐다. 이 과정에서 소방헬기가 투입됐지만 야간 비행이 불가능해 동이 트고 난 뒤에 진화작업에 투입됐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두류봉 산불이 8일 오후 7시 40분경 발생, 9일 낮 12시 20분경 진화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로 국유림 3000㎡이 소실됐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8일 저녁 7시48분경 직원이 귀가하던 중 산불을 발견해 전 직원 비상소집령과 함께 추성마을에 임시상황본부를 설치했다. 이날 산불은 탐방객이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3차에 걸쳐 100명의 진화작업인력을 투입했지만, 불이 난 곳이 추성마을에서 6km, 걸어서 3시간 정도 거리의 고지대라 진화 인력 현장 투입에 어려움이 많았다.

 

다행히 8일 밤 9시30분경부터 지리산 일대에 진눈깨비가 내리면서 산불은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이후 소방헬기가 현장에 투입된 때는 9일 오전 7시경. 국립공원관리공단 항공대 헬기 1대와 함양산림항공관리소 헬기 2대가 투입돼 진화작업에 나섰다. 산불 발생 12시간 가량 되어서야 헬기가 투입된 것.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산불이 나자 헬기 투입을 곧바로 요청했지만, 야간비행을 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진눈깨비가 내려 다행히 산불이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헬기 투입이 늦어지면서 진화작업에도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다.

 

헬기는 야간산불에 무용지물 ... 일몰 뒤 비행 어려워

 

한 산악인은 "이번 지리산 산불 소식을 듣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림청과 자치단체에 산림헬기가 있지만 야간 산불 발생시 무용지물이다"고 밝혔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현장에 접근하기까지 걸어서 3시간 이상 걸렸다. 진눈깨비가 내리면서 접근 자체가 어려웠다"면서 "어제 저녁에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국립공원관리공단 항공대에 곧바로 연락해서 헬기 투입을 요청했지만, 야간비행이 안 돼 동이 틀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함양산림항공관리소 관계자는 "야간에는 항법장치가 없어 원래 비행을 못한다. 대개 헬기는 일몰시 착륙하고 일출시 작업에 나선다"면서 "일몰 비행도 산불이 커서 근접비행이 가능할 때만 투입된다. 어제 저녁 지리산 산불은 규모도 작고, 어두워서 비행 자체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경남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야간비행이 가능한 헬기 1대가 있지만 현재 정비작업 중"이라며 "어제 지리산 산불 때 헬기 지원 요청을 받지 못했다. 선진국의 경우도 야간산불진화작업에 헬기 투입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잘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건조한 날씨에 바람이 있으므로 산행을 하시는 탐방객은 각별히 주의해 주시기 바라며, 지리산을 위하여 정규탐방로만 이용하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2010.11.09 14:46ⓒ 2010 OhmyNews
#지리산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두류봉 #소방헬기 #추성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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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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