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로 오르는길, 하늘문등대오름길에 있는 계단
최지혜
지난 10월 21일, 강원도와 동해시가 진행하는 1박 2일 팸투어에 참가했다. 이번 여행은 추암 촛대바위와 무릉도원 명승지, 그리고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 나와 인기를 끌었던 묵호항 등대 등을 돌아보는 일정이었다.
묵호항에서 등대로 가는 길에는 예쁜 벽화가 그려져 있는 마을이 있다. 입구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함께한 일행 중 한 분이 "어? 다 없어져버렸네~"하며 아쉬워한다.
"뭐가요?""예전엔 여기가 벽화가 그려져 있었어요. 다 없어졌네요."지나가는 주민분에게 여쭈니 길 확장을 위해 허물고 있다고 한다.
"가파른 언덕 위로갯바람에 떠밀려 사람들이 길을 내었다.발길이 머문 자리에서바람이 멎으면 지붕을 이었고별빛이 또렷한 날엔한 평도 안되는 텃밭에 씨를 뿌렸다.그 사이를 비집고 등대가 들어왔다.사람들은 등대에 오르지만묵호의 사람들만이 등대에 오르는 길을 알고 있다.묵호의 사람들만이등대로 향하는길고 좁다란 고샅들의 사연을알고 있기 때문이다."마을어귀에 적힌 시구가 눈에 들어온다. 가슴이 아련해지는 이유는 그들의 삶의 터전이 없어지고 있어서일까? 그 예쁜 길을 미처 보지 못한 것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