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족발을 삶기 위해 일부러 주문을 해서 맞춘 가마솥이다.
조상연
비록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지만 구두를 닦고 또는 족발을 삶고 글을 쓰는 일이고간에 스킬만 익혀서 가볍게 내보이지 말고 일의 이치를 깨달으면 좋지 않겠나 싶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욕심을 부려보자면 세상의 이치를 내가 하는 일에 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자기가 하는 일에 기쁨과 슬픔도 담고 인생의 희로애락 모두를 담아서 판다면 글을 사서 읽든 족발을 사서 먹든 파는 사람, 사는 사람 모두에게 살아있는 행복이요, 풍요가 아니겠나 싶다.
어찌 되었든 나는 족발에 소주 한 잔을 하며 장이 안 좋아 다음날 바지에 똥 쌀 걱정보다는 인상 좋은 사장이 썰어놓은 족발에서 사람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족발집 사장의 애환을 엿보았다. 가게세도 만만찮은 터에 아무쪼록 적당히 많은 돈 버시기를 두 손 모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