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대에서 내려다보면 하회마을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한 송이 연꽃처럼 보인다.
김종길
해가 서산으로 서서히 질 무렵 영주 무섬마을을 떠났다. 굳이 이맘때가 아니더라도 하회마을과 부용대는 몰려든 인파로 북새통일 거라는 짐작에서였다. 해가 지면 그나마 한가로이 하회마을과 부용대를 거닐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부러 늦게 도착할 생각이었다. 화천서원에 도착하니 시간은 다섯 시를 조금 앞두고 있었다.
부용대로 가는 데는 세 가지 길이 있다. 대개 화천서원에서 옥연정사를 지나 부용대로 올라 겸암정사에서 다시 화천서원으로 돌아오는 길이 그 하나고, 반대로 겸암정사에서 부용대, 옥연정사, 화천서원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겸암정사로 돌아오는 길이다. 나머지 하나는 하회마을에서 부용대 아래 선착장까지 운행하는 배를 타고 부용대를 돌아보고 다시 하회마을로 가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