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장관이 19일 저녁 창원대에서 강연했다.
윤성효
"영남은 '동토의 땅'이라고 하는데, 부산·경남·울산은 많이 달라졌다. 한나라당도 키우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보면 다른 당도 키우려고 한다. 저의 고향인 대구는 다르다. 경상도도 골고루 키워야 한다. 여러 정당을 키워야 공무원과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두려워한다. 경쟁만으로 다 잘할 수 없지만 경쟁 없이는 안 된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YS(김영삼) 당시 3당 합당하기 전 야당 세력을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절반 정도 복구했다고 본다. 부산·경남·울산에서 옛날 분위기가 반 정도는 살아났다.""언론이 없다면 끔찍하다"유시민 전 장관은 이날 "언론에 관한 이야기라 약간 조심스럽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저는 최근 언론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아왔다, 존재하나 보이지 않았다"면서 "정치하는 동안 끊임없이 언론을 비판했더니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언론의 보도 기능에 대해 설명한 그는 "언론이 없다면 끔찍하다, 언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자기가 직접 목격한 사실만으로 살게 된다"면서 "그러면 문명·문화적인 삶이 가능하지 않다, 반대로 언론을 통해 많은 사실들을 만나고 사실들의 관계를 이야기 하는데, 과연 내 견해가 진짜 내 견해일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의민주주의를 언급하기도 했다.
"국민들이 저마다 주관적인 견해를 갖고 투표한다. 과연 내 생각을 갖고 투표할까. 만약 국민 개개인이 어떤 선택을 할 때 자기 생각에 이익이 된다고 해서 투표하지 않고, 누군가 옳다고 주장하기에 투표하는 것이라면 대의민주주의는 근원에서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그는 학습·정보에 대해, 북한의 3대 세습과 비교하며 설명했다. "요즘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 말이 많다. 3대 지도자가 한 가계로 내려가면서 앞으로 어떤 칭호를 붙일지 모르겠다. 북한은 다른 방식으로 국가를 운영할 수 있다는 학습이 되어 있지 않아서 그렇다."
또 그는 "'조·중·동'만 보는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이 훌륭하게 국가운영을 하는 것으로 인식하나 포털 '다음'의 기사에 달린 댓글은 1만 개 중에 9000개가 욕하는 내용"이라며 "거대 신문이 그들 나름의 보수적인 시각으로 해설하고 선택하는 세계에 의존하면 그 세계에 갇혀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장관은 "기자들은 '팩트'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 분들을 통해 전달받는 '팩트'는 그 분들의 세계관과 가치관으로 걸러서, 그 그물망 속에서 중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실만 전달받는 것"이라며 "우리가 언론에 지배를 받고 있다, 주권자나 깨어있는 시민이라고 하는 사람조차도 언론이 전해주지 않는 사실은 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