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뀌. 잎이 날렵한 것이 버들잎처럼 생겼다. 잎에서 매운맛이 느껴진다. 미국가막사리 밑에서 힘겹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박금옥
"오늘의 하이라이트, '여뀌'예요. 잎의 맛을 보고 느낌을 말해 보세요"
강사가 제명호 물가 근처에서 따다 나눠주는 잎을 넣어 씹는데, 천천히 혓바닥 가운데를 지그시 눌러오는 통증이 느껴진다. 매운맛이다. 여운이 꽤 오래간다. 입에 넣었던 사람들 모두 놀란다. 이 맛 때문에 여뀌 잎과 줄기를 찧어 물에 풀면 고기가 기절을 하는가 보다. 지금까지 본 어느 여뀌보다 날렵한 잎을 가지고 있다. 앞에 어떤 다른 명칭을 달지 않은 그냥 '여뀌'다. 여뀌집안의 귀족, 여뀌집안의 날씬이라고 불러줘야 할 판이다.
꽃도 붉은 색과 초록색이 섞여 있다. 여뀌는 흔하지 않다고 한다. 우리 눈에 많이 띄는 것은 대개 개여뀌다. 여뀌는 매운맛 때문에 향신료로도 이용되고 있단다. 자료를 찾아보니 마디풀과의 여뀌집안이 꽤나 많았다. 그중 여뀌집안 4형제(여뀌, 개여뀌, 바보여뀌, 이삭여뀌,)와 조우를 했지만, 참나무 6형제(떡갈, 신갈, 상수리, 굴참, 갈참, 졸참)처럼 구별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